‘아아, 누구와 함께해도 사랑을 위해 목숨을 걸거나 죽을지도 모르는 위험을 무릅쓰는 일은 없어. 남자들은 입만 열면 시대가 틀렸다느니 사회가 문제라느니 말이 많지만, 자기 눈 속에 정열이 없다는 게 제일 나쁘다는 걸 깨닫지 못하고 있어…‘
젊은 죄수는 커튼도 치지 않고 얼굴 가득 아침 햇살을 받으며 늠름하게 숨을 몰아쉬며 자고 있었다. 빛 은 머리맡에 세워둔 엽총 가죽 가방을 반지르르하게 비 추고 있었고, 이런 지저분한 곳과는 어울리지 않는 순수 한 광선이 실내에 가득 차 있었다. 벽에는 서양의 명화 를 복제한 벌거벗은 여자가 어두운 숲속 샘물을 들여다 보는 척하며 츠요시의 잠든 얼굴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기에, 나쓰코는 질투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