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0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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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는 좀 더 현실적으로 - 실제로 현실적인지 어떤지는 별 개다. -나 자신의 자아에 어울리는 유익한 인생을 거머쥘 수 있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 나는 자기 를 변혁하는 훈련까지 했다. 『미국의 녹색화』라는 책도 읽었 고, 「이지 라이더」는 세 번이나 보았다. 그런데도 나는 키가 비 들어진 배처럼 반드시 같은 장소로 돌아오고 말았다. 바로 나 자신이다. 나 자신은 어디로도 가지 않았다. 나 자신은 늘 거 기에 있으면서 내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걸 절망이라고 해야 할까?
나는 알 수 없었다. 절망일지도 모른다. 투르게네프라면 환 멸이라고 했을지도 모르고, 도스토옙스키라면 지옥이라고 했 을지도 모른다. 서머싯 몸이라면 현실이라고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누가 어떤 이름을 갖다 붙이든, 그것은 나 자신이다.

"당신을 잃는 건 무척 괴로워. 그러나 나는 당신을 사랑하 고 있고, 중요한 것은 그 마음의 존재 양식이야. 그걸 부자연 스러운 형태로 변형시키면서까지 당신을 얻고 싶지는 않아. 그 럴 거면 이 마음을 부둥켜안은 채 당신을 잃는 편이 그나마 견딜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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