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그날 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아니었어. 모두가 달려 나와서 물을 들이부었대. 그러느라 몸에 화상 입은 사람들이 그렇게 많았던 거야. 소방차가 오기까지 그 작지만 간절했던 물길이 모여서 네가 살았던 거고. 그러니까 너는 부모님에게서 지켜진 아이가 아니라 모두에 의해서 지켜진, 모두가 살린 아이야."

놀라운 건 이런 거다.
내 온 마음을 다하는 순간부터 세상은 변하기 시작한다는 거.
그리고 나는 그걸 절대로 놓치지 않을 생각이다.

할머니가 텃밭에 물을 주며 나를 반긴다. 아직 물을 더 주지 않아도 될 만큼 땅이 촉촉하지만, 할머니는 나를 기다린 걸 들키지 않으려고 텃밭에 다시 물을 주고 있다. 나를 기다리던 마음이 흘러넘쳐 땅을 적시고 토마토를 익게 만든다. 문득 어딘가에는 물 한 방울 닿지 못해 메말라 가는 채소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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