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우리의 상처가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 - 코로나19 팬데믹, 재난이 차별을 만났을 때
김승섭 외 지음 / 동아시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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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에 시험을 보고 나면 오답 노트를 만들었다. 다음 시험에서는 틀리지 않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내가 정답과 맞춘 문제가 모두 내가 알고 푼 것이 아닌 경우도 있다. 어쩌다 감이 좋아서 맞는 일도 있고 틀린 과정을 거쳤는데 우연히도 정답이 나오는 때도 있으니 말이다.
코로나 시대 K방역은 정부에서 성공적이라 하고 다른 나라에서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부분이 있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은 모두가 알지 않을까? 소외되는 사람이 있음을 알면서도 당장 내가 아니니 모른 척 할 수도 있고, 어느 부분은 부족하지만 다들 처음이니 이 정도에서 만족하자는 부분도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은 코로나에 대응한 방역관리를 후회하고 질책하는 책이 아니라 그에 대한 오답 노트인지도 모르겠다. 다시는 그런 상황이 반복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앞으로 닥칠 다른 감염병에 대해서는 좀 더 폭넓고 타당한 방역을 위해 이런 책이 만들어 졌음이 느껴졌다.
그렇게 꼼꼼하게 오답 노트를 만들어도 실수로, 또는 방심으로 같은 문제를 또 틀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단 한 사람이 풀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 모두의 머릿속에는 각자의 오답 노트를 가지고 있을 것임에 안심이 된다.

한국의 코로나19 팬데믹을 우리는 어느 자리에 서 바라봐야 하는가. 장애학자 김도현은 ‘시좌‘라 는 표현을 사용한다. 시좌는 사물을 보는 자리를 뜻한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보는 자리(시조 position of view)가 달라지면 풍경자체가 달라진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예컨대 맨 앞줄에 앉은 사람이 볼 수 있는 것과 맨 뒷줄에 앉은 사람이 볼 수 있는 것. 어떤 세계의 중심에 자리 잡은 이들이 볼 수 있는 것 과 변방/경계에 서 있는 이들이 볼 수 있는 것의차이. 그것을 이 ‘시좌‘라는 용어로 담아낼 수 있 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 장애학의 도전 (김도현, 오월의 봄,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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