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도 그만 안 살아도 그만인 사람에게 무엇이 아름답게 보일까. 살아도 그만 안 살아도 그만인 사람에게 무엇이 맛이 있을까. 살아도 그만 안 살아도 그만인 사람에게무엇이 꼭 필요할까. 아름다운 것도 맛있는 것도 필요한것도 나는 없었다.

고통은 어째서 저절로 물러나지 않을까. 이렇게 애를 써야만 저만치 물러서서 나로부터 작별을 고하는 걸까. 힘든 일들이 끝나면 그걸로 끝이면 안 되는 거야? 꼭 그것과 내가 분리될 수 있도록 어떤 수고로움이든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인간은 참 이상하기도 하다. 이렇게 복잡하게 지어진 생물이라니. 나는 불평을 하면서도 닌빈에 두고 온 나의 과거에 또 찔끔 눈물이 났다.

불행한 사람에게 희망은 없는 것만 못하다. 그러나 불행이 그저 있는 것처럼 희망도 그저 있다. 그저 있으면서사람에게 이래라저래라 한다.
나는 그렇게 수 년을 살았다. 한번 태어난 이상 계속해서살아야 한다는 것은 너무 가혹한 처사라고 생각하기에이르렀고 사람은 언제든 자신이 원하는 때에 죽음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그러니까 언제든 죽으면 된다고그러면 다 끝난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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