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숙’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얼마전 읽은 구병모작가의 소설집을 통해 ‘최영숙’이라는 인물을 알게 되었다. 1926년에 홀로 스웨덴유학을 떠나 경제학 공부를 하였으나 고국에 돌아온 후에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콩나물 장사를 하다가 2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여인. 이렇게 짧은 일대기만으로도 파란만장한 그녀의 삶이 그려졌으나 남아 있는 자료는 그녀의 인생을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너무 많다.
읽다가 나혜석의 일생이 떠올라 찾아보니 둘이 같은 시기를 살았고 잠깐은 유럽에서 동시에(다른 나라일지라도말이다) 머물던 적이 있었을 듯 하다. 둘이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그녀들의 인생이 조금이라도 부드러웠다면 어땠을까? 자꾸 말해봤자 소용없는 ‘만약에’라는 생각만 하게 된다.

최영숙의 목표는 분명했다. 장차 고국에 돌아가 경제 운동과 노동운동을 펼치겠다는 것이었다. 그 중심은 다시 노동 여성으로 좁혀진다. 목표가 분명했기에 이국적인 모습에 반한 스웨덴 청년들의 구애를 단호히 거절한다.
"그러나 S군아, 네 사랑 아무리 뜨겁다 한데도 이 몸 은 당당한 대한의 여자라. 몸 바쳐 나라에 사용될 몸이라, 네 사랑 받기에 허락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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