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 내보내지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날아라, 오딘),약자에 대한 배려를 호의라고 착각하는 오만한 마음에 대한 이야기(누더기 얼굴), 고정관념과 편견에 한방 먹이는 이야기(지당하고도 그럴듯 한) 들이 무척 좋았다.

이 책을 읽고 소감을 쓰고 있는 이곳은 동네의 작은 도서관인데 지금 내 옆에는 백발의 여성이 독서대에 오래된 책을 두고 읽으며 옆에 있는 노트북에 수시로 무언가를 써내려 가고 있다. 그녀의 가방틈으로 보이는 책은 오규원 작가의 ‘이 땅위에 쓰어지는 서정시‘(서정시는 한문으로 표기된 초판본-1981년-이다) 그녀는 동네 노년의 여성들이 즐겨 입는 보라색 누빔점퍼에 일바지를 입고 있으며 2시간동안 자리를 뜨지않고 열심히 하던 일을 계속 하고 있다. 도서관에 들어와 자리를 잡으며 그녀를 흘낏 보고는 나는 무슨 생각을 했던가? ‘지당하고도 그럴듯 한’을 읽고 난 지금 나의 편협함에 얼마나 부끄러운가? 동시에 나도 그녀처럼 나이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랑하는 딸, 네가 앞으로 어 떤 세상에서 누구와 싸우더라도, 아빠의 마음이 항상 너와 함께 한다는 걸 잊지 말아주렴. 죽음을 자초 하지 말고, 자신이 지나치게 비겁해지지 않는 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렴.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게 모욕을 주는 자들을 섣불리 용서 지 않기를, 괴로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만으로 진심 없는 화해에 서둘러 응하지도 않기를 빈다.그 모든 과정에서 세상은 너를 무너뜨리거나 해코지하기에 여념이 없을 테지만, 무엇보다 용기를 잃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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