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지고 싶은 기분 - 요조 산문
요조 (Yozoh) 지음 / 마음산책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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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름에 바다에 나가는 첫 번째 목적은 사실 바닷물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바다를 배경으로 둔 채 그저 그 곁에서 맨살을 드러내놓고 태양이 내 피부를 찍게 만드는 것이다. 그럼 피부는 점점 뜨겁고 벌게진다. 생각하면 할수록 그게 귀엽게 여겨진다. 인간의 피부가 햇빛에 노출되면 그 부위가 그을린다는 사실 말이다. 대체 왜 조물주는 인간에게 이런 속성을 심어놓은 것일까? 아마도 그것이 귀엽기 때문일 것이다. 조물주는 다양한 귀여움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다. 그래서 고양이를 만들 때는 뱃살을 귀엽게 만들고, 개를 만들 때는 뒤통수를귀엽게 만들고, 돼지를 만들 때는 꼬리를 귀엽게 만들었을것이다.

다시 맨 처음 조승연 씨의 질문으로 돌아가본다. quelque chose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냐는 그의 질문에 카를라브루니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오, 제가 정확히 설명해드릴 수 있어요. 그건 바로, ‘말로는 절대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예요. 그래서 우리가 그 단어를 그렇게 쓰는 거예요. 그냥 그 주위를 뱅뱅 도는 거죠. 내가 좋아하는 게 뭐냐 하면요, 어떤 상황 또는 감정을묘사하기 힘들 때예요. 왜냐하면 그것들이 가장 중요한 감정들이거든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은 설명할 수 없어요. 우리는 기쁨도, 사랑도, 욕망도 묘사할 수 없죠. 물론 느끼지만! 설명할 수 없다는 거죠. 진정으로 느끼지만너무 강하게 느껴서 적절한 단어가 없을 때, 그리고 단어를 찾아봐도 나타나지 않을 때, 거기선 그냥 어떤 ‘감촉‘ 같은 것만 느껴져요. 그런 면에서 quelque chose는 우리의욕망이에요. 사랑하는 어떤 사람에 대한 욕구일 수도 있고요. 평온함, 탐험, 소통 등에 대한 욕구일 수도 있지요.
욕구 없이는 삶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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