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적으로 헉헉대며 먹고 있는 나. 다시 한번 말하지만 맛있는 건 알겠다. 하지만 지금의내겐 지나치게 맛이 있다. 맛의 과잉이랄까. 싫지는 않지만 딱히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이 끈질기게 따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느낌……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호화로운 저녁식사는 한 끼로 충분하다.
그런데 소박한 아침 밥상은 다르다. 며칠이든기꺼이 같은 메뉴를 먹을 수 있다.
결국 그런 게 아닐까.
호화로운 건 사람을 질리게 하는 게 아닐까.

우린 지금 모두가 그런 ‘똑똑한 여자‘를 목표로 정신없이 달려가고 있다. 일도 생활도 똑 부러지게 잘해내고 싶다며 다들 필사적이다. SNS를 보며, 그렇지 못한 나는 얼마나 못난 사람인지를 반성한다. 그렇게 모두가 조금이라도 나은삶을 목표로 매일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하지만 정말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걸까. 먹는다는 건 산다는 것이다. 사는 게 그렇게 복잡하고 힘든 일이어야 하는 걸까.

뭔가 잘못된 게 아닐까?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두 개뿐일까?
똑똑한 여자가 될 것인가, 한심한 여자가 될것인가?
아니, 그럴 리 없다고 나는 당당히 주장하고싶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바로, ‘음식의 미니멀리즘‘이다.

반찬이요?
만들 수야 있지만 만들고 싶지않은데요.

맛이란 무엇일까. 사실 맛은 스스로 정하면되는 것이다.
이게 맛있다, 저게 맛있다, 세상에는 온갖 맛정보가 넘쳐난다. 그러나 어쩌면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신비의 맛이 당신의 쓰레기통 안에 들어있을 수도 있다.
먹는 즐거움이란 실로 자유로울 수 있고 또 무한해질 수 있다.

자립이란 결국 내 힘으로 먹고 사는 일이다.
그리고 그 힘은 우리 안에 잠재되어 있다.
그 힘을 내버려서는 안 된다.
그러니까, 모두 요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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