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쾌할 수 있지만 여기서 ‘그친다.‘
피가 피를 부르는 악순환의 매듭을 끊어버린 정조. 비록 33년간의 원대한 계획은 아버지의 복수라는 사사로운 감정에서 시작했지만, 그 끝에서 선택한 것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었다. 더는 억울한 죽음이 없으며 일반 백성이 행복해지는 세상. 수많은 개혁 정책과 화성 건설을 통해 정조는 사심 안에 공심이 있는 사중지공을 만날 수 있었고, 겉으로는 국가와 백성을 위한다고 하지만 속으로는 사심을 채우기에 급급했던 반대 세력들의 공중지사(公中之私)는 설 자리를 잃게 되었다.
정조가 남긴 건배사는 "불취무귀", 즉 취하지 않은 자는 돌아갈 수 없다는 말이었다. 술을 즐기지 않던 정조가 8일간의 축제 기간에 신하와 백성들에게 던진 건배사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가 취하자고 했던 건 술이아니라 행복이 아니었을까? 모든 백성이 행복에 흠뻑 취하기를 바랐던, 그러나 그렇지 못한 지금의 상황을 미안해하던 국왕의 건배사. 다시 정조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