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관통당한 몸 - 이라크에서 버마까지, 역사의 방관자이기를 거부한 여성들의 이야기
크리스티나 램 지음, 강경이 옮김 / 한겨레출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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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역사책에서도, 도심의 전쟁 기념비에서도 이여성들의 이름을 찾지 못할 테지만, 내게는 그들이 진정한 영웅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어떤가. 조금 더, 조금 더 끔찍한 이야기를 끝없이 찾아다니며 그들에게 어떤 괴물을 키우도록 부추기고 있는 건 아닌가? 포위됐던 콩고 동부에서 막구출되어 비행기에 가득 태워진 벨기에 수녀들에게, 아마 실화는 아니겠지만, "여기에 강간당했고 영어 할 줄 아시는 분 계세요?"라고 외쳤다는 그 텔레비전 리포터와 우리는 정말 다를까?

저희가 얼마나 가난한지 아시겠죠. 하지만 저희가 바라는 건 그냥 돈이 아니에요. 부당한 일을 당한 건 바로 저희라고 인정받는 것이죠."

이브 엔슬러는 나와 만났을 때 이렇게 말했다. "저는오랫동안 성폭력을 연구했어요. 그런데 남자들은 다 어디있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건 우리 문제가 아닙니다. 여성이 여성을 강간하는 게 아니잖아요. 이건 남성들의 문제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기술과 통신 덕택에 나는 몰랐노라고 아무도 말할 수 없게 됐다. 이 드라마에 눈을 감는다면 공모자가 되는 것이다. 이런 범죄의 책임은 가해자뿐 아니라 못본 척하는 사람들에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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