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인사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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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동안 김초엽•김원영 작가님의 ‘사이보그가 되다’가 생각났습니다. 이제 인간은 기계문명을 벗어나서는 살 수 없게 되었고 몸 일부에 기계를 부착하는 것에 큰 거부감이 없어진 지 오래입니다. 하지만 기계가 감정을 갖고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존재가 된다는 것에는 아직 두려움이 앞서는 모양입니다. 많은 SF영화가 그러한 문명에서 인간이 받을 수난을 미리부터 예상하고 참담하게 그려내기 때문이지요.
더이상 기계문명에 관한 고민은 과학자들의 것만이 이닙니다. 기계에 감정을 만들게 되었다면 그 감정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인간의 역할도 함께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그때 이미 선이에게는 남다른 사생관(死生觀)이 확고하게자리잡고 있었다. 그녀는 의식과 감정을 가지고 태어난 존재는 인간이든 휴머노이드든 간에 모두 하나로 연결되고 궁극에는 우주를 지배하는 정신으로 통합된다고 생각했다. 선이는수용소에 들어오기 전부터, 우주의 모든 물질은 대부분의 시간을 절대적 무와 진공의 상태에서 보내지만 아주 잠시 의식을 가진 존재가 되어 우주정신과 소통할 기회를 얻게 된다고여겼다. 그리고 우리에게 지금이 바로 그때라고 믿었다. 그러므로 의식이 살아 있는 지금, 각성하여 살아내야 한다고 했다.
그 각성은 세상에 만연한 고통을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하고,
그 인식은 세상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을 요구하기때문에, 개개의 의식이 찰나의 삶 동안 그렇게 정진할 때, 그것의 총합인 우주정신도 더 높은 차원으로 발전한다고 했다. 그무렵 선이가 만트라처럼 외우던 말은 이것이었다.
"우주는 생명을 만들고 생명은 의식을 창조하고 의식은 영속하는 거야. 그걸 믿어야 해. 그래야 다음 생이 조금이라도 더나아지는 거야. 그게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어떻게 존재하게 됐는지가 아니라 지금 당신이 어떤 존재인지에 집중하세요. 인간은 과거와 현재, 미래라는 관념을 만들고 거기 집착합니다. 그래서 인간들은 늘 불행한 것입니다.
그들은 자아라는 것을 가지고 있고, 그 자아는 늘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두려워할 뿐 유일한 실재인 현재는 그냥 흘려보내기 때문입니다. 다가올 기계의 세상에서는 자아가 사라지고 과거와 미래도 의미를 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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