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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날마다 만우절
윤성희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평점 :
작가님의 말처럼 눈부신 추억은 없지만 각자의 오래된 깡통상자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을 주인공들이 구슬처럼 윤슬처럼 빛납니다. 특히 마지막 모든 가족들이 웃으며 끝날 수 있어 위로가 되었습니다.
101동 1601호, 그 집에는 피아노가 있어요. 피아노를 보는데 어릴 적 피아노 학원에 다니던 여동생이 생각났어요. 교통사고가 나서 죽었거든요. 뺑소니였어요. 나는 오른손을 들어 청년의 손을 잡았다. 손이 차가웠다. 아팠겠네. 나는 말했다. 모르겠어요. 그냥 그후로 뭔가가 사라졌어요. 성공하고 싶은 마음, 뭐 그런 것들이요. 사람들한테는 고시 공부중이라고 거짓말을 했지만 사실 아무것도 안 해요. 청년이 말했다. 나는 그래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가만히 있는 것도 힘든 거라고, 딸이 초등학생일 때였다. 일을 마치고 집에 가보니 딸이 방 모서리에 쪼그리고 앉아서울고 있었다.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아무도 땡을 해주지않았다는 거였다. 얼음땡 놀이를 하는데 아무도 땡을 해주지 않았다고. 그래서 혼자 얼음이 되었다고, 그후로 나는딸과 얼음땡 놀이를 자주 했다. 아침에 딸을 깨울 때도 그랬다. 딸이 얼음이라고 외치면 내가 땡 하고 말하며 딸의이마에 꿀밤을 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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