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SF소설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습니다. 외울 수 없는 신조어가 너무 많았고 그 세계관은 너무나도 복잡하여 제 독서 목표인 단순한 즐거움이 위배되었으니까요. 하지만 최근 김초엽, 천선란 작가님의 책을 읽으며 SF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놀라움에 점점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영화 ‘Let me in’이 생각 났습니다. 푸르스름한 밤과 빨간 피가 대비를 이루면서 인간과 뱀파이어와의 애정과 우정과 의리가 담겨 있던 그 영화 만큼이나 이 소설의 분위기도 묘하게 닮아 있었지요. 영화의 마지막장면은 인간 소년과 뱀파이어 소녀가 기차로 떠나는 장면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둘 중의 한명에게만 유한 할 그 여행이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는 충분히 상상이 되면서도 릴리와 완다의 마지막은 밝아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