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 지금 물 올리러 갑니다 띵 시리즈 9
윤이나 지음 / 세미콜론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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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일년에 스무봉지 정도의 라면을 먹는 정도로 셈이 되니까요. 하지만 주변에서 모두 칭찬받을 정도로 라면을 잘 끓이는 편이고 라면을 먹는 그 순간만큼은 최선과 진심을 다합니다. 우선 배고프니 먹을 게 없는 상태에서는 라면을 먹지 않습니다. 정말로 라면이 먹고 싶을 때 라면을 먹지요. 딱 1인분만큼의 냄비에 물을 끓이고 물이 끓는 동안 계란을 준비합니다. 계란은 노른자와 흰자를 완벽하게 분리해 흰자에는 파를 넣어 풀어 라면에 넣고 노른자는 터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라면냄비 가운데로 모셔줍니다. 간단하게 먹으라고 만들어진 라면에 온갖 번잡스러운 과정을 거쳐 맛있게 라면을 먹는 것이 유난스럽게 보일 수도 있지만 라면을 먹는 그 시간을 누군가에게 보였을 때 왠지 한심하거나 불쌍하게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기 때문이지요. 작은 한끼에 최선을 다하는 마음이 나를 아끼는 마음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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