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싫고 좋고 이상하고
백은선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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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너무나도 솔직한 나머지 이 산문은 전남편의 카드빚을 갚기 위해 썼다고 시작합니다. 전 벌써 그녀에게 반해버렸어요. 윤여정배우님도 어느 프로에선가 제일 연기가 잘 될때는 돈이 필요할 때라고 했습니다. 솔직한 그녀들의 말들은 얼마나 매력적인지요.
이렇게 매력적인 그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고 많은 생각도 할 수 있어 다행스러웠습니다. 특히 여성의 몸과 여성의 자리에 대한 이야기가 슬프기도 하지만 주먹을 꼭쥐고 힘을 내는 용기가 되어 주기도 합니다.

지뢰가 너무 많다. 그것들을 다 피해 갈 수는 없다. 가르침을해 텍스트를 선정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내가 과연 ‘알아야하는 것과 몰라도 되는 것‘을 선별할 자격이 있는가.

내가 이혼을 했다고 해서 공공재가 된 것은 아니다. 내가 이혼한 것은 내가 되기 위해서이다. 언제나 사랑에 빠질 준비가 된 여성 1로 나를 보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이혼녀의 의미가 니가 나한테 마음을 품어도 된다는, 혹은 니가 마음을 주면 내가 보답할 거라는 뜻은 아니다. 정신 차려라. 너를 안 만난다고 해서 다른 남자가 있다는 뜻도 아니다.

나는 과거를 자주 생각하는 편인데 늘 어른들이 했던 말, 교복입고 다닐 때가 제일 좋을 때다. 나중에 어른 되면 그때가 그리울거다. 그런 말 다 개소리라고 생각한다. 누가 나에게 백억 줄 테니그때부터 다시 살라고 하면 바로 자살할 거다. 진심이다. 나는 늘십대보다 이십대가, 이십대보다 삼십대가 더 좋았다. 친구가 얼마전에 그런 얘기를 했다. 야, 사십대는 더 좋대, 우리 그때까지는 꼭살자.

그때까지는 꼭 살아야지.

섹스를 하면 임신을 할 수 있고 모든 임신이 수월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커플은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서로 성적으로 친밀할 수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자궁외임신은 파트너가 있는 여성이겪을 수도 있는 자연스러운 아픈 결과 중 하나다. 임신을 하면 당연히 그 임신은 유산, 사산, 자궁외임신 등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근데 왜 여성을 탓하고 여성이 문란하다고 도장을 찍는지 모르겠다. 임신은 혼자 하나?

예전에는 마음은 무한한 거라고 생각했다. 얼마든지 얼마든지누구에게 주어도 다시 생겨나는 거라고. 내가 잘 모르는 사람,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마음을 많이 썼다. 잘 보이고 싶었고 그 마음이 언젠가 돌아올 거라고 믿었다. 왜 마음을 쓴다고 할까. 그건마음이 쓰면 없어지는 거여서라고, 마음의 양에는 한계가 있어 그런 거라고 나는 이제 생각한다. 그래서 이제는 가깝지 않은 사람에게는 마음을 잘 쓰지 않는다. 내 마음은 귀한 거고 친구들에게 아이에게 그리고 나에게 쓰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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