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결혼생활
임경선 지음 / 토스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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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3주만의 급작스러운 청혼, 고작 석달간의 짧은 연애후의 결혼생활 중 서로의 맞지 않음에 놀라워 했지만 10년동안의 연애후에 결혼한 저 역시 서로의 다름에 깜짝깜짝 놀라 때로는 10년의 시간을 헛 산듯한 기분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작가의 말처럼 맞지 않는다고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고 가끔 사랑이라는 감정 따위 뭉게버리고 싶을 때도 이 사람을 싫어하지는 않는 제 마음이 그럭저럭 10년의 결혼생활을 버티게 해 주었고 앞으로도 그러리라 생각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결혼하는 신부에게 쓴 메모가 있는데 저도 결혼하는 후배에게 이 글을 적어주곤 합니다.

“가오리 씨, 결혼 축하드립니다. 나도 한 번밖에 결혼한 적이 없어서 자세한 것은 잘 모르지만, 결혼이라는 것은 좋을 때는 아주 좋습니다. 별로 좋지 않을 때는 나는 늘 뭔가 딴 생각을 떠올리려 합니다. 그렇지만 좋을 때는 아주 좋습니다. 좋을 때가 많기를 기원합니다. 행복하세요. “

하루키의 말에 동의합니다. 정말 그렇거든요. 아마 임경선작가님도 그랬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는 한 남자와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임경선 작가님의 글은 소설보다 에세이가 더 좋기는 하지만
이 책은 결혼에 대한 에세이도 참고서도 아닌 실용서로 분류해야할 듯 합니다.

결혼생활을 가급적 평화롭게 유지하기 위해 나는 서로의 ‘안 맞음을받아들이고, 이에 대해 초연해하며, 그것이 일으킬 갈등의 가능성을 피하려는 훈련을 본능적으로 하게 되었다. 이 점에서 결혼생활은 분명 일종의 인격 수양이라 할 수가 있겠다. 다만 때로는 수양이 과해진 나머지 ‘난 네가 그걸 원하는 줄 알아서 그렇게 했다고!‘라는 식으로 불똥이 튀기도 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맞추기 위한 양보와 희생조차도 안 맞는 경우를 맞닥뜨릴 때면 나는 너무 어이가 없어 힘없이 웃음만 새어 나왔다.

안도와 더불어 느껴지는 약간의 아쉬움. 아내들의 이런 작은 살의가 남편들의 명을 늘린다.

‘우와… 정말 길거리에 널리고 널린 그런 아저씨네….’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있는 그대로의 진실이었다. 계속 쳐다보고있자니 그제야 남편이 나를 알아봤다. 그가 팔을 번쩍 들어 흔들며,
하게 웃었다. 그 순간, 그는 더 이상 길거리에 널리고 널린 아저씨‘ 중한 명이 아니게 되었다. 심지어 조금 잘생겨 보이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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