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잠이 안와 밤새 잡생각의 늪에서 허우적거렸습니다. 그럴때는 왜 좋은 생각보다 지난 후회와 자책만 생나는지 모르겠어요. 나이를 먹으니 그런 일은 차곡차곡 쌓여 복리로 불어나는 것 같습니다. 어제는 그냥 내 어리석음이 후회스러웠습니다. 이나이 먹도록 모르는 게 너무 많고 주의깊게 살피지 못하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어린이는 나라의 미래이고 어른은 나라의 현재인데 내가 어른으로서 너무 무능하고 어리석어 한심했습니다. 정규교육도 착실히 받고 살았는데 모르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인권도, 정치경제도, 문화예술도 모르는 것 투성이었습니다. 이런 건 왜 학교에서 알려주지 않았지요?? 사회에서 구경도 못하는 쓸모 없는 것들을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한 것 같았습니다. 사실 이런 생각은 요즘 읽고 있는 책들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얼마전에 읽은 ‘트릭미러’ 와 이 책 입니다. 그녀들이 세상을 보는 눈에 깜짝 놀라버렸습니다. 너무 수동적으로 보이는 것만 보고 살아온 시간이 모두 사기당한 기분이었습니다. 그녀들의 환경이 그녀들에게 그런 시각을 만들어 주었을 지 모르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고 나에게도 나만의 방법이 있다고 위로할 방법도 있겠지만 아니, 없습니다. 이리저리 휩쓸리고 휘말리고 떠밀리며 살고 있었고 지금도 그렇게 사느라 지친 것 같아. 사람이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생각한다고 합니다. 조금 더 알기 위해 조금 더 보고 읽어가며 조금 더 생각해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양적으로만 풍성한 거품보다 단단하게 굴러다니는 돌맹이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