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플레옐에서 멋진 공연을 관람했어. 정명훈 음악감독이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을 지휘했지. 극도의 정확성은 감수성을 둔화시키지 않는다는 사실에 나는 늘 놀라곤 해. 불레즈나 카라얀, 클라이버, 푸르트뱅글러 등등이 그렇지. 그게 바로 예술가들의 특성일 거야. 오직 극단으로 몰아붙인 엄격성만이 가능케 하는 정점에의 도달. 그 순간을 아는 이들은 세상에 무척 드물지. 너는 그런 사람들 중 하나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