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서 기계와 결합한 존재란 아이언 맨 슈트를 입고 하늘을 날거나 온갖 화려한 차종으로 변신하는 모빌리티를 타는 존재가 아니라, 낡은 철제 수동 휠체어를 탄 이들, 오래된 전동 휠체어를 타고 배터리가 방전될까 걱정하는 이들, 3일에 한 번씩신장 투석기에 접속하고 4시간씩 혈액의 노폐물을 걸러주느라스케줄 조정에 곤란을 겪는 이들이다. 그러므로 ‘사이보그가 되어서 스스로를 온전한 존재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언젠가 도래할 첨단의 기계와 결합하거나 기계 없이도 ‘정상적인 몸‘이 될날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일상에서 사용하는 기계들과 더 안전하고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공존하는 길을 모색해야한다. 바로 지금 이곳의 현실에서 ‘온전한 사이보그‘로 살아가기위해서는 기술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지, 과학기술의 연구와 발전, 그 결과에 대한 평등한 접근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어떤관점을 가져야 할지를 다음 장부터 함께 살펴볼 것이다. "나는휠체어만 탔을 뿐(탔음에도 불구하고) 당신과 똑같은 인간"이라고주장하는 대신, "나는 휠체어를 탔고 그 점에서 당신과 같지 않지만, 우리는 동등하다"라고 말하는 일은 어떻게 가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