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생각이 머리속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그러다 모두 길을 잃고 흩어지고 말지요. 매년 그 생각들을 자리잡아 주려 다이어리를 준비하지만 빈 공간만 남겨둔 채 아쉬워 합니다. 새해부터는 쓰는 사람이 되어보고 싶습니다. 거칭하게 소설이나 칼럼이 아니더라도 소소하게 쓰는 연습을 해보려고 지난해 날에는 글쓰기 프로젝트에도 참가하여 곧 제가 쓴 글이 책으로 묶여 나올 예정입니다. 여기저기서 ‘너는 참 책을 많이 읽는 구나. 책읽는게 습관이고 버릇이고 취미구나’ 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남편도 가끔 ‘그렇게 읽고만 있지말고 한번 써보는 건 어때?’라고 응원해 주었지만 이 책이 등장하는 범인들이 그러하듯 ‘나같은게 책은 무슨...’이라며 고개를 저었지요. 그동안 많이 읽었으니 이제는 한번쯤 써보고 싶어지네요.———————————————————————어떤 면에서는 에세이를 쓰는 것 자체가 그 훈련이다. 삶을 사랑하는 태도를 지녀야 좋은 에세이를 쓸 수있지만, 동시에 에세이를 쓸수록 삶을 사랑하는 자세를몸에 익히게 된다. 그래서 나는 모든 사람들이 에세이를 쓰는 사회를 꿈꾼다. 그게 내가 사랑하는 대상이다. 현실에 존재하지는 않지만.에세이에 꼭 사색과 철학을 더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주변 사물을 다정하게 관찰하고 희로애락을 진솔하게 드러내는 문장들만으로도 빼어난 산문이된다. 신변잡기류의 글도 좋다. 하지만 거기에 글쓴이가 오랫동안 고민해서 발전시킨 독창적인 사유가 몇숟갈 들어간다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나는 당신의 에세이에서 삶을 향한 애정뿐 아니라 삶에 대한 남다른 통찰도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