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년세세 - 황정은 연작소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생각이란 안간힘같은 것이었다. 어떤 생각이 든다고 그 생각을 말이나행동으로 행하는 것이 아니고 버텨보는 것. 말하고 싶고하고 싶다고 바로 말하거나 하지 않고 버텨보는 것. 그는 그것을 덜 할 뿐이었고 그게 평범한 사람들이 하는일이었다. 평범한 사람들이 매일 하는 일.

어른이 되는 과정이란 땅에 떨어진 것을 주워 먹는 일인지도 모르겠다고 하미영은 말했다. 이미 떨어져 더러워진 것들 중에 그래도 먹을 만한 걸 골라 오물을 털어내고 입에 넣는 일, 어쨌든 그것 가운데 그래도 각자가 보기에 좀 나아 보이는 것을 먹는 일, 그게 어른의 일인지도 모르겠어. 그건 말하자면, 잊는 것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