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고독
강형 지음 / 난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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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우리 둘만 있는 자리니까 알려줄게. 너 수정 요정일 때 들은 풍월이 많다던데, 위대한 마법사에 대해서는 들어본 일 없니?" 한나가 고개를 젓자 마거릿이 말을 이었다.
"그분은 모래 알갱이만큼 작은 씨앗으로 수많은 꽃을 피우고 아름드리나무를 만드는 분이지. 갓난아기를 노인으로 만들기도 하고, 푸른 하늘을 붉게도 만들고 검은 하늘로 만들기도 해. 사람들이 시간이라고 부르는 분이야. 시간만큼위대한 마법사는 없지. 그 위대한 마법사의 일에 나 같은조무래기 마법사가 개입할 길은 없어. 그저 기다릴밖에."
"그 긴 시간을 어떻게 기다려요?"
"다행히 위대한 마법사는 걸음이 빠르단다. 지켜보는 이가 있으면 그 앞에서는 조심조심 천천히 걷지만, 보지 않으면 어느새 저만큼 가 있는 분이지. 그러니까 신경쓰지 않으면 시간은 금방 가는 거야. 지금도 막 가잖아, 이십육 년이길어 보이는 건 네가 아직 어리기 때문이야. 걱정 마, 시간은 겅중겅중 뛰어가니까. 어떤 때는 날아가기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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