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그해, 여름 손님
안드레 애치먼 지음, 정지현 옮김 / 잔(도서출판) / 2017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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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문학이라는 장르가 왠지 낯설지만(마치 여류작가, 남자미용사처럼 말이죠) 영화의 아름다운 배경을 상상하며 읽어 본 올리버와 엘리오의 사랑은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행복해지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내 안에서 행복의 근원을 찾으면 타인에게 의존할 필요 없이 다음에도 나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다.

"넌 똑똑하니까 너희 두 사람의 우정이 얼마나 드물고 특별한지 알 거다. Parce que c‘etait lui, parce que c‘etaitmoi(그가 단지 그이기 때문에, 내가 단지 나이기 때문에).
올리버는 지적인 것 이상이야. 너희 두 사람의 우정은 지성하고 아무런 관계가 없어. 그는 좋은 사람이고 너도 좋은 사람이기에 너희 둘이 운 좋게도 서로 만날 수 있었던 거야.
앞으로 아주 힘든 시간이 기다리고 있을 거다.
두려워하지 마라. 그런 시간이 올 거야. 적어도 나는 오기를 바란다.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에 올 거다. 자연은 교활하게도 우리의 가장 약한 부분을찾아내거든. 이것만 기억해라. 난 항상 여기 있다.
지금은 네가 아무것도 느끼고 싶지 않을 수도 있 어. 이런 느낌이 찾아오기를 바라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 어쩌면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 대상이 내가 아닐 수도 있고, 하지만 네가 한 일을 느껴 보려고 하려무나.
얘야. 너희 둘은 아름다운 우정을 나눴어. 우정 이상일지도 모르지. 난 너희가 부럽다. 내 입장에서 말하자면 대부분의 부모는 그냥 없던 일이 되기를, 아들이 얼른 제 자리로 돌아오기를 바랄 거다. 하지만 난 그런 부모가아니야. 네 입장에서 말하자면, 고통이 있으면 달래고 불꽃이 있으면 끄지 말고 잔혹하게 대하지 마라. 밤에 잠 못 이루게 하는 자기 안으로의 침잠은끔찍하지. 타인이 너무 일찍 나를 잊는 것 또한 마찬가지야. 순리를 거슬러 빨리 치유되기 위해 자신의 많은 부분을 뜯어내기 때문에 서른 살이 되기도전에 마음이 결핍되어 새로운 사람을 만나 다시 시작할 때 줄 것이 별로 없어져 버려. 무엇도 느끼면안 되니까 아무것도 느끼지 않으려고 하는 건 시간낭비야!
그럼 한마디만 더 하자. 분위기가 좀 나아질 거다. 가깝기는 했는지 몰라도 난 네가 가진 것을 가지지 못했다. 언제나 뭔가가 나를 저지하거나 길을막아섰지. 네가 네 삶을 어떤 식으로 사는지는 네마음이다. 하지만 기억해. 우리의 가슴과 육체는평생 한 번만 주어지는 거야. 대부분의 사람은 두개의 삶을 살 수 있는 것처럼 살아가지. 하나는 실물 모형의 삶, 또 하나는 완성된 형태. 하지만 그사이에 온갖 유형이 존재하지. 하지만 삶은 하나뿐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가슴이 닳아 버리지.
육체의 경우에는 아무도 바라봐 주지 않고 가까이 오려고는 더더욱 하지 않는 때가 온다. 그러면 슬픔뿐이지. 나는 고통이 부럽지 않아. 네 고통이 부러운 거야.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다시는 이야기하지 않을지도 모르지. 그렇다고 나를 원망하는 일은 없으면 좋겠구나. 어느 날 네가 나에게 문이 닫혀 있었거나 충분히 열려 있지 않았다는 이야길 한다면 나는 형편없는 아버지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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