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우리 사이에는 어색한 간격이 벌어진다. 나는 그상태가 딱 좋다. 어색해지는 것은 두렵지 않다.
무엇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무엇 속에 둘러싸여 살아 가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는 때마다 내 집을 둘러본다. 어째서인지 그 근거를 집에서 찾아야만 할 것 같다. 언젠가는나무가 있는 집에 살 수 있기를 소망하며, 작은 정원을 꿈꾸며, 지금의 월셋집을 청소하고 화분에 물을 준다.
고마워, 라고 말하고 싶지만 너무 졸려서 말이 나오지않는다. 내일은 하마한테 못 다한 얘기를 해야지. ‘길을 걷다 마주치는 많은 사람들 중에 그댄 나에게 사랑을 건네준사람‘이니까 고마움도 죄책감도 말해야지. 내일은 새로운 우리가 되어야지. 탐이 코 고는 소리가 들려오고 나는 금세 깊은 잠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