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문구 - 나는 작은 문구들의 힘을 믿는다 아무튼 시리즈 22
김규림 지음 / 위고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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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나는 굳이 수고를 들이는 일들을 좋아한다. 칼로 연필을 깎고, 매일 시계의 태엽을 감고, 일력을 뜯고, 전기포트를 놔두고 가스레인지에 물을 끓인다. 이런 비효율성을 감내하는 건 그만큼 마음에 여유가 있다는 걸 뜻한다(바쁠 땐 일력도 밀리고 시계도 멈춘다). 그래서 나는 내 일상 속에 항상 쓸데없는일들이 조금씩 자리하고 있기를 바란다. 빠르게 움직이는 일상 속에 수고로운 것들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있다는 건 잘 살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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