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개의 단편 모두 동감하고 응원하고 싶은 여자들이 등장합니다. 주영의 이야기를 읽고는 빨리 공항으로 가서 주영에게 간식비라도 쥐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예전 저의 모습도 다시 생각나게 만들었습니다. 친구들에 비해 늦은 결혼을 했습니다. 어느 출근 길에 사람이 가득한 엘레베이터를 탔는데 오랜만에 만난 동기와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동기는 뜬금없이 “너 결혼 안해?”라고 묻더군요. 저는 웃으며(동기도 미혼이었기에...) “치! 지는~~!” 했더니 준비했다는 듯이 돌아오는 대답은 “나 지난 주에 날잡았잖아” 라는 말이었습니다. 엘레베이터 안의 많은 눈동자와 입꼬리가 흔들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사이에서 전 아무말도 못했고 그 동기를 어디 으슥한 곳에서 제거해버리고 싶었지만 그녀는 아직도 저와 동기인채 같은 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결혼 10년차가 되었고 저에게는 아이가 없습니다. 가끔 사람들이 왜 애가 없냐고 묻지만 그 중에서도 집요하게 묻는 상사가 있었습니다. 오죽하면 “우리 애기 선물 미리 사두셨는데 썪고 있나요?”라고 까지 말했으나 오히려 “여자가 애를 낳아야 진짜 여자지. 애키우는 게 얼마나 재밌고 뿌듯한데” 라며 눈치라고는 전혀 없는 짓을 합니다. 그러다 어느 날은 복도에서 일하러 가는 사람을 세워두고 “아니 왜 애를 안 낳아?”라며 시작하길래 그날은 정말 얼굴을 붉히고 독하게 한마디했더니 그 뒤로는 그 부분에 있어서는 조용하더군요. ‘범지구 알레르기협회’를 읽다 보니 그 두명 외에도 나에게 알레르기를 일어켰던 많은 allergen들이 생각납니다.범비구 알레르기협회의 판촉물세트가 무척이나 탐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