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널목의 유령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박춘상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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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잘나가던 사회부 기자였던 마쓰다는 2년 전 아내와의 사별 후 크나큰 상실을 겪고 현재는 여성 월간지 계약직 기자로 일하고 있다.
계약 만료를 얼마남겨 놓지않은 어느 날 독자가 보내온 투고 사진과 영상 속에 알 수 없는 존재가 촬영되고 마쓰다는 심령 특집 기획을 맡게된다.

사진이 찍힌 건널목에서는 몇 년 새 인명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급정차 사건이 계속되고 1년 전 겨울에는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고 한다.
다행히 범인은 체포됐지만 피해자의 신원은 끝내 밝혀지지 않은 체 사건은 종결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사건을 조사하는 마쓰다 역시 건널목에서 기이한 현상을 경험을 하게 된다.

1994년이 사건의 배경인 탓에 마쓰다의 취재 방법은 아날로그적이고 인맥을 통해 사건의 진실에 접근해 가는 방식이다.
하지만 사건의 실체는 현재에도 어디선가 일어날 수 있는 비리인지라 소설은 전혀 현실과 동떨어져있지 않고 시대 배경만 과거일 뿐이다.

제47회 에드가와 란포상을 수상했던 #13계단 은 사형제도와 국가 범죄 관리 시스템을 다룬 이야기다.
#제노사이드 는 신인류의 출현과 인류 종말의 위험을 다룬 SF를 접목 시킨 작품으로 읽은 작품 중 가장 공포스러웠다면 #건널목의유령 은 오컬트적인 서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렇지만 그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큰 주제로 독자들에게 무거운 마음을 가지게 한다.

가정에서 보호 받지 못한 아이는 성장해 성적 착취를 당하고 비리 정치인과 야쿠자는 결탁에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현실에서와 다르게 복수과 가능한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는 언제나 악인이 그 죗가를 치르는 세상을 만날 수 있을 지 기대해 보게 된다.

🎁황금가지 출판사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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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점포 있습니다
사사키 가쓰오 지음, 김지연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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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계획한다면 가장 중요한 건 가게 위치와 임대료겠죠.
유동인구도 많아야 하고 접근성도 좋아야 하고 임대료도 저렴한 곳이라야 자영업자에게 최적이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지은 지 50년도 더 된 빌딩이지만 도심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고 역과도 가까운 역세권인데 임대료가 주변 시세의 절반인 건물이 매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건물에 유령이 나타난다는 겁니다.
오랫동안 공실로 있던 곳이라 건물주가 고육지책으로 주변시세의 절반가에 세를 놓았답니다.
당신이라면 이 건물에 입주하시겠습니까?

5층 건물의 1층엔 젊은 사장이 혼자 운영하는 고서점이 입주합니다.
그리고 2층에는 팬케이크에 진심인 사장이 있는 “카페 아스카”가 들어오고 3층에는 여장남자 사장이 있는 헤어살롱입니다.
마지막으로 4층엔 젊은 남자 변호사의 법률 사무소가 있습니다.
그들 앞에 귀여운 소녀 지박령 아리사와 그 곁을 지키는 검은 고양이 초코가 등장합니다.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유령과 다르게 아리사는 대낮에도 나타나고 어둠을 무서워합니다.
1층 고서점에서는 만화책을 읽고 2층 카페에서는 팬케이크를 먹고 3층 헤어살롱에서는 매일 스타일링을 바꾸고 4층 법률 사무소에도 놀러갑니다.
그리고 아리사는 그들의 고민을 하나하나 해결해 줍니다.

세입자들 역시 아리사를 아끼고 돌보며 지박령으로 머물고 있는 이유를 알고 싶어합니다.
평온할 것만 같은 어느 날 아리사에게 위험이 닥치고 세입자들이 힘을 모아 비밀을 파헤쳐 나가고 아리사를 구해냅니다.
200페이지가 조금 넘는 짧은 소설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따듯한 이야기입니다.
유령이 등장한다니 으스스할거라 기대했는데 이런 유령이라면 한 명 들여놔도 될것 같습니다.
스포가 될까봐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 사회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무호적 아동”의 사연이 가슴 아픕니다.
시간이 흘러도 악인의 반성하지 않는 모습에 화가 나지만 천진난만한 아리사의 모습은 엉뚱하면서도 귀엽습니다.
새콤달콤한 산딸기가 토핑으로 올라간 팬케이크를 먹을 기회가 생긴다면 아리사가 먼저 생각날 것 같습니다.
매콤한 유령이 아닌 천진난만하고 상콤한 유령이야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소미미디어 소미랑2기 마지막 도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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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마사키 도시카 지음, 이정민 옮김 / 모로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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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이브 밤 9시 5분, 경찰서가 엎어지면 코 닿을 정도의 거리의 빈 건물 1층에 여자가 죽어있다는 신고가 들어온다.
누군가 옷을 벗기다 만 것 같고 두부에는 타박상이 있는 노숙인으로 추정되는 여성이다.
신원을 알 수 없던 여성의 지문이 미제로 남았있던 히가시야마 요시하루 살인 사건의 증거물에서 발견된 지문과 일치하고 괴짜 형사 미쓰야와 신입 형사 다도코로가 수사를 시작한다.

죽은 여성이 남편의 사망후 살던 집을 나온 마쓰나미 이쿠코라는 사실과 죽은 요시하루와는 공무원과 민원인 관계로 만난 적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녀는 남편이 살아있을 때는 지독한 갱년기장애에 시달려 일을 그만둘 수 밖에 없었고 자식도 없고 경제적으로 어려웠지만 작은 돈을 모아 더 어려운 나라의 아이들을 돕는 선량한 사람이었고 이웃에게도 평판이 좋은 사람이었다.
수사가 계속될수록 이쿠코의 비밀의 다가가게 되고 요시하루와의 접점을 만나게 된다.

뛰어난 관찰력과 기억력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미쓰야 형사와 어리숙하지만 그의 곁에서 그를 보완하는 다도코로 콤비의 활약으로 사건에 진실에 점점 다가갈수록 생각지도 못한 반전을 만나게 된다.
가난하지만 행복한 부부, 자식과 아내를 조정하려하는 남자와 거짓으로 꾸며진 자신의 삶을 끊임없이 타인에게 드러내고 싶어하는 여자, 그리고 어려움이 닥쳤을 때 서로에게 힘이 되기보다는 원망하는 부부까지 소설 속에 등장하는 부부의 모습은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많은 등장인물들은 한 사건을 향해 달려가고 그 진실에 다가갈 수록 인간의 추악함을 경험하게 되지만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인물들은 촘촘하게 이어져 과연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가라는 질문의 정답에 가까워지게 한다.
이쿠코의 바람대로 사건이 감취지진 않았지만 진짜 어른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 힌트를 얻은 기분이다.
미쓰야와 다도코로 형사가 나오는 다른 이야기 #그날너는무엇을했는가 도 꼭 읽어보고 싶다.


🎁모로 출판사의 서평이벤트에 당첨돼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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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장미
온다 리쿠 지음, 김예진 옮김 / 리드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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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속 젊고 아름다운 브래드 피드와 톰 크루즈다.
흡혈, 영원불사, 젊음, 그리고 아름다움 등 그들이 갖은 매력은 수많은 문학 작품과 영화들에 영감을 준 신비한 존재다.
‘노스탤지어의 마술사’ 온다 리쿠가 14년만에 완성한 역작이라는 문구에서도 알 수 있듯 6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은 흡혈을 해야 ‘변질’의 단계에 이르는 신비한 존재와 끝을 알 수 없는 우주에 대한 이야기다.

엄마가 살해 당하고 범인으로 지목된 아빠까지 실종되자 친척에게 의탁했던 나치는 캠프에 참여하기 위해 엄마의 고향인 이와쿠라에 도착한다.
캠프에 참여한 아이들은 “변질“을 거친 후 특별히 선택된 아이들만 멸망하는 지구를 대신할 별을 찾아 우주로 떠나는 ”허주의 승선원“으로 선발돼 먼 우주로 떠나는 영광을 얻게 된다.
다른 아이들보다 일찍 변질의 기운을 느낀 나치는 흡혈을 극도로 거부하며 고통스러워한다.
열 네살의 주인공이 지금까지의 존재가 아닌 한 단계 뛰어넘는 변질에 대한 거부와 함께 끝없이 갈구하는 흡혈의 충동이 사춘기를 겪는 아이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부모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기 위해 늙은 대신의 피를 빨아야만 하는 유이의 이야기와 돈으로 피먹임 상대를 고를 계획 세우는 고지나 마을을 유지하기 위한 어른들의 검은 거래가 현실의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그대로 그리고 있어 서글퍼진다.
그래도 나치의 고통을 이해하고 나치의 완전한 변질을 위해 끝까지 곁을 지키는 후카시의 사랑이 마음을 따듯하게 한다.
소설은 단순한 sf소설을 넘어 나치 부모의 죽음에 얽힌 비밀과 신비한 승선원 도와와 함께 허주의 비밀을 파헤쳐간다.

영화 ‘트와일라잇’을 떠오르게 하는 아름다운 미소년,소녀들의 사랑이 흡혈이라는 에로틱한 행위로 이어지며 어른이 되어 가능 과정이 낯설지만 아름답게 그려진다.
지구를 넘어 우주로까지 향한 흡혈 이야기의 결론은 어떤 어려움도 뛰어넘는 사람들의 연대와 사랑의 위대함이었다.
표지의 장미만큼이나 아름답고 피빛만큼이나 강렬한 이야기는 책을 두께를 잊을 만큼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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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안전가옥 오리지널 27
조예은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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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은 작가의 이야기는 재미있다.

내용을 짐작할 수 없는 제목과 표지 그림이지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골랐다.

역시 재밌다.

 

3년 전 야무시 최고급 아파트 씨더뷰파크 야무에서 누군가 집 앞에 놓아둔 독극물을 넣은 떡을 먹고 아홉 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범죄 사실을 자백한 묻지마 테러의 범인은 자살해 버린다.

 

그 사건으로 엄마를 잃은 화영은 야무의 수챗구멍이라 불리는 낡고 음침한 아파트에 살면서 사건의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필요한 2000만원을 모으기 위해 돈이 되는 일이라면 가리지 않고 한다.

어느 날, 일자리를 잃은 화영에게 함께 일하지 않으면 월세를 올리겠다는 영진의 집요한 협박에 그의 일을 돕기로 한다.

 

영진이 주문한 일이 인신매매와 관련된 일임을 알고 도망치려 하지만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게 되고 그 순간 쓰레기 더미에서 주어온 곰 인형 해피 스마일 베어가 살아나 화영을 구한다..

그리고 둘은 커다란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독극물 떡 사건에 감취진 추악한 진실에까지 다가가게 된다.

 

솔직히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설정이다.

곰 인형 속에 영혼이 들어가고 죽은 사람의 영혼이 다른 사람의 몸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그러나 가출팸 문제나 청부범죄, 인신매매 등 우리 사회에서 실제 일어나는 일들이 이야기의 소재가 되고 악인의 몰락을 보면서 이런 현실을 기대하게 된다.

 

최고의 자리를 차지한 어른은 그 지위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고도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사는 현실에 사이다 펀치를 날리고 누가 됐든 지은 죄만큼의 벌을 받는 이야기의 끝이 시원하다.

앞으로도 작가의 책을 찾아 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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