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요 빨간 벽돌 유치원 3
김영진 지음 / 길벗어린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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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벽돌 유치원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입니다.
뭐든지 1등으로 하고 싶은 키토는 유치원에서 발표도 먼저, 그림도 친구들보다 빨리 그리고 청소도 제일 깨끗하게 빨리 끝내는 친구예요.

어느 날 유치원에서 방울토마토 키우기 수업이 있어 초록반 친구들이 토마토 씨앗을 화분에 심었어요.
창가에 놓아둔 화분에서 하나둘 싹이 나기 시작하는 데 키토의 화분만 싹이 나지 않아요.
마음이 급해진 키토는 괜히 친구들에게 짜증을 부립니다.
언제나 키토의 화분에도 토마토 싹이 돋아날까요?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유독 욕심히 많은 아이가 있어요.
뭐든지 최고여야 하고 뭐든지 1등으로 하겠다고 우기기도 하고 그렇게 하지 못할 때는 짜증을 부리기도 하지요.
그림책은 그런 아이들에게 전하는 이야기입니다.

언제나 1등을 할 수도 없고 어떤 것은 차분히 기다려야 할 때도 있지요.
그림책은 토마토를 키우는 키토를 통해 기다리는 법과 친구와 어울리는 법을 이야기해 줍니다.
키토는 수줍음이 많고 조금은 느리지만 식물을 잘 아는 곰 연두를 통해 함께 어울리는 법을 배웁니다.

그림책은 우리 아이들에게 기다리는 법을 알려주는 것은 물론 부모에게도 아이에게 은연 중 일등을 최고라고 강요하는 지 돌아보게 합니다.
아이들은 화분에 심은 씨앗처럼 제각각 발아를 해 여러 가지 크기로 자라 제 몫을 하며 살아갑니다.
혹시 아이가 하는 일을 기다려주지 않고 재촉하고 있지않나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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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괴담 안전가옥 FIC-PICK 8
범유진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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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먹고 살기 위해 경제 활동을 해야만 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회사에서 사람들과 부딪히며 일하고 있다.
소설은 ‘오피스 괴담’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직장 생활 중 벌어지는 공포스러운 일들을 다섯 명의 작가 특유의 개성 가득한 이야기로 풀어간다.

이미 <아홉수 가위>를 비롯 여러 앤솔로지로 만났던 범유진 작가의 ’오버타임 크리스마스‘는 야근이 금지된 회사에 입사한 수빈이 부당한 대우를 당하며 직장 생활을 하다 회사의 숨겨진 비밀을 눈치채게 된다.

최유안 작가의 ’명주고택‘은 죽기 전까지 일해야 한다가 아니라 죽어서까지 일해야 하는 인간의 숙명이 무섭게 그려진다.
김진영 작가의 ’행복을 드립니다.‘는 서른 아홉의 싱글맘, 계약직으로 사는 윤미의 이야기가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라 더 슬프고도 공포스럽다.

김혜영 작가의 ’오피스 파파‘는 아버지의 가정폭력을 피해 집을 나온 민정이 직장에서도 쓰레기같은 상사를 만난다.
민정이 쓰레기라고 인식하는 것을 넣는 순간 사라지게 하는 쓰레기통을 갖게 되고 힘든 회사 생활의 변화가 생길 듯하다.

마지막 이야기는 전혜진 작가의 ’컨베이어 리바이어던‘의 소민은 분실한 아이패트 살 돈을 모으기 위해 대형 쇼핑몰 물류 센터에서 일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곳에서 생존을 위해 처절하게 사는 윤주를 만나게 된다.
작가의 말을 읽으며 퇴근하지 못한 노동자들 생각에 마음이 너무 아팠다.

다섯 편의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지만 대우는 커녕 무시받고 괴롭힘을 당하지만 생활을 해야하기때문에 모든 것을 참고 일하고 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참고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이 땅의 모든 노동자들에게 감히 힘내자는 말도 건낼 수 없는 현실이기에 더 기운이 빠진다.
모든 노동자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길 기원하며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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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의 비극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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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마지막 남은 주민이 자살 시도 후 도시의 요양 센터로 들어가고 ‘미노이시’는 아무도 살지 않는 유령 마을이 된다.
새롭게 취임한 시장은 타 지역에서 미노이시로 이주하는 주민들을 위한 ‘I턴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소생과’를 신설해 이주민들을 적극 지원한다.
 
소설은 서장, 종장과 6장의 단편이 실린 연작소설집이다.
소설은 ‘만간지’를 중심으로 아직 업무처리는 미숙하지만 친화력을 내세워 주민들과 가까이 지내는 신입 ‘간잔’과 특별히 하는 일없이 퇴근 시간은 칼같이 지키는 ‘니시노’과장이 전부인 소생과 직원들의 I턴을 성공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지원자들 중에 뽑힌 이주민들은 다양한 이유와 희망을 안고 이주를 시작하지만 마을에서는 크고 작은 사건이 발생한다.
불이 나기도 하고 원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시작한 잉어 양식이 실패로 돌아가기도 한다.
아이를 위해 이주를 계획했던 집의 아이가 다치기도 하고 건강 염려증이 있는 부인은 식중독에 걸리기도 한다.
우연이라기에는 석연치 사건들이 계속되면서 주민들은 하나둘 마을을 떠나고 다시 미노이시는 아무도 살지 않는 유령 마을이 된다.
 
 
작가의 소설은 역사를 다룬 장편소설 <흑뢰성>과 고풍스러우면서도 기이한 연작소설집 <덧없는 양들의 축연>에 이은 세 번째로 읽게 된 소설이다.
<I의 비극>은 사회 문제를 다룬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로 작가의 또 다른 매력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역시 고령화 시대를 넘어 초고령화 시대를 지나고 있기에 소설 속 이야기가 소설로만 읽히지 않는다.
특히 농촌 공동화 현상은 현재 살고 있는 노인 인구가 사라진다면 어떤 대책을 세워도 쉽게 해결된 문제는 아니다.
 
전혀 모르던 사람들이 이웃이 되면서 갈등이 싹트고 문제 해결은 생각처럼 되지 않고 이주민들은 야반도주하듯 하나둘 사라져가는 모습이 허탈하기도 하지만 진실을 마주했을 때의 배신감은 그 허탈함을 덮고도 남는다.
 
세상의 모든 일들이 비용의 문제로 접근한다면 정부는 필요 없는 기관이 될 것이다.
복지에 경제성을 따지는 세상이니 그깟 작은 시골 마을쯤은 사라져도 된다는 생각이 일견 옳은 소리인 듯도 하지만 세상에는 돈으로 따질 수 없는 일들이 분명이 있음을 명심 또 명심해야 할 것이다.
 
만간지와 간잔의 티키타카와 어디선가 만난 것 같은 요령만 피우는 상사 니시노 과장의 이야기가 때로는 가볍고 유쾌하게 그려지지만 웃고 넘길 수만은 없는 사회문제를 다루고 있어 소설의 뒷맛이 씁쓸하다.
 
 
<도서는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에서 진행한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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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먼지 웅진 모두의 그림책 60
이진희 지음 / 웅진주니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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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작은 숲속 마을에 왜 태어났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작은 먼지가 태어났습니다.
자신을 숨기는 데 능숙한 먼지는 눈만 감으면 아무도 발견하지 못해 한참 동안 실눈을 뜨고 세상을 바라보았지요.
먼지가 바라본 세상은 온통 나무로 뒤덮여 있어 평화로웠지만 조금은 쓸쓸했어요.
 
그런 먼지 앞에 알룩덜룩이가 나타나고 예기치 못한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그때 멀리서 아기 고양이가 달려와 먼지를 구해내고 위로해줍니다.
그리고 둘은 숲 속 마을 곳곳을 누비며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가 됩니다.
 
차분한 색상의 표지를 한참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왜 태어났는지도 모르고 숲속 마을에 덩그렇게 떨어지듯 태어난 먼지가 우리를 닮아 짠한 마음이 커집니다.
 
인생을 살면서 진정으로 마음을 나눌 누군가를 만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먼지를 구해내고 손을 잡고 함께 한 고양이가 있었기에 먼지는 비로소 존재하게 됩니다.
 
서로 따스한 체온을 나누고 위로하고 힘을 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먼지와 고양이를 보며 “함께”했을 때 더 아름다운 것들을 생각해 보게 합니다.
그리고 더 넓은 세상이 궁금했지만 친구 곁에 남기로 한 먼지의 마음이 이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어쩜 먼지가 더 자라고 고양이도 더 넓은 세상이 궁금해질 때 둘이 함께 넓은 세상으로 발걸음을 옮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도 둘은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함께 헤쳐나가리 믿어봅니다.
 
처음 알게 된 작가님의 그림은 몽실몽실 꿈속처럼 나른하고 행복합니다.
살다보니 바쁘다는 핑계로 특별한 용건이 없다는 이유로 오랜 시절 함께 했던 친구를 잊고 있었네요.
먼지와 아기 고양이처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친구가 그리워지는 그림책이었습니다.
 
<본 도서는 웅진주니어 출판사에서 선물 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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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 이번 인생은 만족 위픽
도진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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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한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남자로 보통 키에 안경을 쓰고, 소심한 인생에 30대로 단칸방에서 지내며 아르바이트로 생활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한 번의 꿈이 한 번의 삶인 프로그램을 뇌에 이식하는 실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동한은 첫 번째 실험에서는 ‘성공’을 프로그래밍한 덕분에 IT 기업 CEO의 삶을 꿈 속에서 경험하게 된다.
동한은 꿈 속에서 산 60년이 현실에선 여덟 시간 남짓한 시간이지만 진짜 성공한 CEO의 생을 살았던 느낌을 잊을 수 없어 두 번째 실험에도 참가하게 된다.

동한은 칩을 직접 이식하고 ‘사랑’이라는 꿈을 프로그래밍해 늘 꿈꾸던 이상형 ‘애니’를 만나 사랑하게 된다.
그런데 어느 순간 사랑하던 애니의 행동이 이상해지기 시작한다.

현실 같은 꿈을 꿀 수 있는 프로그램 ’프레디‘는 우리가 보통 꾸는 꿈과 다른 느낌으로 자신이 프로그래밍한 일들이 그대로 일어난다.
꿈이 아닌 현실의 시간을 사는 것이기에 꿈에서 깨어나는 순간 자기가 원했던 삶을 살았다는 만족감을 얻게 된다.

‘프레디’라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동한이 원하던 꿈은 어느 순간 악몽으로 변한다.
인간의 의해 만들어진 프레디에게 ‘자아’가 생기는 순간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이 공포스럽게 다가온다.
인간이 꿈꾸는 삶을 꿈꾸게 해주는 AI와 벌이는 사투는 단순한 재미를 넘어 행복한 삶에 대한 정의와
우리 일상에 깊숙하게 자리한 과학의 이기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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