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여고 박승훈 선생님 추천. 영어 문법을 제대로 소개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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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그러나 한달음에 읽어 내려갔다. 산문이 가지는 삶의 결과 향을 잘 담아낸 선집. 대학시절 선생님에게 ˝언어로 사유하는 습관˝을 가지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생각이 났다. 언어로 삶을 그려낸다면 이런 모양일 거라는 생각이 강하게 남았다. 책을 읽어내려가는 동안 이태준의 <문장강화>가 생각나기도 했는데 생활글을 풀어내는데 기본이 되는 태도를 다시 생각하게 되어서 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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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벅 펀딩에 참여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받고 나서도 미루다가 이번 참에 한달음에 읽었다. 무엇보다 재미있어서 술술 읽어 내려갔다. 직전에 읽었던 <사유의 거래에 대하여>의 경우 얄팍한 책이긴 했지만 책의 이데아, 서점의 의미를 원론적으로 다루고 있는데다가 개념어들이 반복되는 탓에 독서가 더뎠다--사실 재미가 없었다. 개념어에 병기된 라틴어, 불어, 독일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어서 더 그랬다. 오히려 책에 대한 비유, 독서에 대한 감탄을 보여주는 책으로는 미셸투르니에의 <흡혈귀의 비상>이 탁월했다는 기억이 난다--책은 흡혈귀. 죽어있는 존재지만 독자를 만났을 때 피를 마신 흡혈귀처럼 강렬한 힘을 발하게 된다는 비유가 마음에 들었다.

<앞으로의 책방>은 철저하게 서점 현장에 대한 이야기다. 서점인의 필독서 <서점은 죽지 않는다>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데 훨씬 산뜻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보여주어서 더 좋았다. 첫번째 챕터에서 매장이 없는 책방, 책을 팔지 않는 책방을 다루는데 한방 맞은 것 같았다. 책방을 통해 수익을 내고 가치를 만들어간다는 다른 책들의 태도와는 달리 가능성으로서의 책방을 조망해 가는데 여러모로 생각의 지평을 넓혀주었다. 인터뷰의 생동감이나 매대를 소개하는 도면도 인물들의 고민과 생각을 구체화해주었다. <지적자본론>의 경우 개념을 정리해주는 책으로는 훌륭했지만 지나치게 공급자 중심으로 책방이야기를 끌어가는 것 같아 아쉬웠던 기억도 조금. <책과 사람이 만나는 곳 동네서점>이나 <시바타 신의 마지막 수업>이 기존 도매서점 운영에 대한 이야기로써 실용적이라고 한다면 가능성, 상상력, 사례와 제안의 측면에서 힘을 느끼게 하는 책. 국내 사례를 살펴볼 수 있는 책들로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나 <우리 독립서점>같은 책들도 함께 읽어보면 좋을 것 같고 새로 나올 예정인 브로드컬리 매거진이나 <서점을 둘러싼 희망>도 얼른 읽어보고 싶다.

최근 책방 열풍과 함께 관련된 책이 지속적으로 출간되고 있는데 이것이 단순히 책방에 관련된 토픽이 아니라 우리가 복원해야 할, 혹은 지향해야 할 삶의 자세로 느껴진다면 조금은 비약인 걸까? 수익보다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와 즐거움을 따르는 삶. 공유하고 나누고 소통하는 삶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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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 모든 언어
존 버거 지음, 김현우 옮김 / 열화당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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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은 지평 너머가 있기 때문에 의미 있는 것. 아직 모르는 곳이 있다는 것, 더 알고 싶은 곳이 있다는 것. 발견의 기쁨은 미지의 기쁨. 존 버거의 에세이에서 드러나는 그의 태도는 천진난만하고 자유로워서 경이롭기까지 하다. ˝그는 화가가 물감을 다루듯이 생각들을 다루고 있다˝ 대상과 풍경을 묘사하다가 관계를 역전시키는 대목--새털구름을 묘사하다가 뉴스를, 다시 새털구름이 바라보는 물 위에 떠 있는 자신을 묘사하는 부분에서 언어, 예술, 시의 기원을 떠올렸다. 특히 ‘노래에 관한 몇 개의 노트‘는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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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마음에 들었다. 늘 관계 속에 노출 되어있는 터라 끌리는 제목이기도 했고. 일요일이니까 손에 잡고 술술 읽어 내려갔다. 짧은 책. 사라짐, 드러내지 않기의 사유를 밀고 나아간다. 마지막엔 사라짐의 지평을 열어주고 있다.

˝몸짓, 미소, 이야기되지 않은 말의 이면에서 오가는 침묵이 중요하다.˝

˝우리는 비로소 우리와 타자 사이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투사와 내사의 영원한 유희-증명과 인정의 치킨 게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비밀과 미스터리, 그림자와 틈.˝

˝우리가 형식, 지위, 발견, 존재가 아니라 몸짓, 움직임, 추구, 형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몇 개의 문장들이 내 속에 남았다.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이 숨긴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내면, 타자의 내면을 인정하고 관찰하고 유예함으로써 존중을 이끌어내는 게 아닐까? 존재론의 강박을 넘어서 관계론을 사유하게 하는 단초가 아닐까?

메를로 퐁티의 <지각의 현상학>을 다시 펼쳐봐야겠다는 생각. 김상봉 교수의 <서로주체성의 이념> 생각도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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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 2017-03-26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러내지 않기‘라는 것이 단순히 사라짐이나 숨기가 아니라 대중-다수가 원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기, 타인을 읽어내지 않기‘로도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면이나 비밀이 존재의 깊이를 만들어 낸다면 드러내지 않기와 사라짐의 기술이 관계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 주리란 것도요. 제가 요즘 그런 고민을 하는 중이라 더 그렇게 읽힌 걸 수도 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