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에세이스트, 인디밴드 싱잉앤츠로 활동하는 내 친구 장보영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 엄마가 되고 난 이후 브런치에 연재했던 따뜻하고 진솔한 글들을 떠올리며 기대되는 신간으로 찜.

또래 친구들이 결혼과 출산을 앞두고 있는 경우가 많아 책 선물을 자주 했다. <출산 동반자 가이드>는 임신 기간에 산모와 배우자가 할 수 있는 실용적인 준비, 대응 과정을 보여주는 책. 함께 책을 읽고 할 수 있는 걸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산모에게 큰 힘이 될 것 같다. 오나리 유코는 <행복한 질문>으로 유명한 작가. 엄마가 되고 난 뒤의 감정 변화를 찬찬히 드러내며 위로하고 응원하는 <아기가 웃어요>는 엄마 맞춤 추천책. <100% 엔젤>은 아이가 쓴 일기에 엄마가 답장을 쓰는 식으로 구성된 책인데 내용이 참 좋았다. 나도 아이가 생기면 이런 식으로 함께 이야기해봐야겠다고 생각하며 자주 선물했다. 반응도 참 좋았던 기억.

덧, 장보영 작가의 <40주 태교노트>도 다시 찾아봐야겠다. 아마 이대로라면 아이가 커가는 시간에 맞춰 또 다른 책이 나올 것 같은데 또 기다려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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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노벨문학상 리커버 시리즈

이번 수상 후보작들과 지난 수상작들을 함께 소개하는 매대를 꾸며두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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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이야기, 잊혀지지 않는 목소리˝

최근 이슈가 된 고 김광석의 부인 인터뷰를 보면서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대다수 사람들이 김광석의 팬으로서 그의 목소리와 노래를 추억하고 사랑하고 있을텐데 그 사랑이 분노가 되고 화살이 되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나 역시 마음을 다독이며 끝까지 인터뷰를 봤다.

다시 한 번 <김광석 평전>을 꺼내 읽는다. 김광석의 딸 서연이의 이야기가 있는 대목이나 나우누리 팬클럽에 올린 게시글들이 눈에 들어온다. 신기한 일인데, 김광석의 글을 읽으면 그 목소리며 억양, 표정 같은 것들이 함께 떠오른다. 대학시절 내내 김광석을 듣고 따라 부르며 슬픔과 상실을 위로받았다.

˝사랑만이 가치를 가졌던 젊은 날의 열정과 아픔,
변해가는 것과 잊혀져가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
홀로 남아 생을 살아가야 하는 자의 괴로움,
삶의 무게로 부대끼는 자의 힘겨움,
그러나 절망 끝에서 만나는 희망.˝

내게 김광석을 기록한 최고의 책은 소극장 학전에서 출간한 <김광석 노래집>이다. ‘거리에서‘부터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까지 순서대로 악보가 실려있는 책. 페이지 사이사이에 김광석의 짧은 글이 수록되어 있다. 목소리와 그 노랫말만큼 그를 잘 말해줄 수 있는 것이 있을까?

대학시절 동아리 캐비닛에 이 책이 있었다. 술취한 새벽에는 아무도 없는 동아리 방에서 1페이지부터 마지막까지 페이지를 넘겨가며 노래를 부르곤 했다. 정말 아끼던 책이지만 따로 구할 수가 없어서 제본을 해두었다. 군 제대 후 복학했을 땐 책이 사라졌고 여기저기 이사를 다니는 가운데 제본한 책도 사라져 아쉽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김광석을 감각했을까를 잘 보여주는 책이 <김광석 프로젝트, 스무 살>이라고 생각한다. 김광석의 노래와 연관된 단편 만화들이 수록된 책이다. 성기완의 글이 함께 실려 있는데 이 문장만큼 김광석을 잘 이야기하고 있는 글을 보지 못했다. ˝김광석의 목소리는 쇳소리다. 하지만 그 쇳소리는 남을 상처입히는 목소리가 아니라 스스로를 상처입히는 쇳소리다.˝ 김광석의 노래에 배어있는 서정성을 드러내는 글. 김광석의 노래를 듣고 자란 만화가들의 추억이 담겨있는 단편들에서도 그런 서정을 함께 읽을 수 있다.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 리뷰>도 함께 읽어보면 좋을 갓 같아서 생각났다. 그 시절에 들었던 음악엔 그 시절, 그때의 감성이 녹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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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 2017-10-01 0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집 <김광석, 그가 그리운 오후에>도 추가
 

책장 정리하다가 빼놓은 김에 술술 읽었다. 종광이 형은 내리시절에 출강을 하기도 했는데 수업 시간보다 술자리에서 더 자주 만났다. 형이 서명해서 선물한 책. 이문구 선생의 해학과 위트를 계승하는 작가라고 평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소박한 기록문학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도 그럴 것이 90년대 내리 생활을 고스란히 옮겨 놓은 묘사 때문이다. 별칭으로 묘사된 인물들의 실제 모델이 된 선배들이며 한우리 같은 단골집, 문연자니 밭들이니 건지리 그런 장소와 지명. 그 시기의 내리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충실하게 그리고 있다. 선배들의 추억을 생각하며 다시 술술 읽었다. 후기에 있는 작가의 말을 다시 읽으며 특정 시대와 세대를, 인물을 그려내는 일--그것도 매력적이라고는 할 수 없는 소재를--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봤다. 오히려 지나치고 잊혀질 이야기들을 굳이 붙들어 기록하는 의미를.

내친 김에 사계절 1318 청소년 문고로 출간된 연작 소설집 [처음 연애]도 함께 읽었다. 해방 후부터 2002년 월드컵까지를 배경으로 청소년의 사랑 이야기를 엮어간다. 연애의 변화상을 충실히 기록하는 작품. 역시 각각의 에피소드의 매력이나 구체성보다는 전체 맥락을 읽게 된다. 오히려 지금은 드문 한국문학의 스타일이라 고개를 갸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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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 창비시선 411
신용목 지음 / 창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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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진주문고에서 사서 통영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읽고 밤에 하이시드니 갔다가 귀뚜라미 소리, 사나운 바람 소리 들으면서 소리 내어 읽고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한 번 더 읽고 잠들기 전 다시 또 읽었다.

풍경에 대한 시집이면서 슬픔에 대한 시집이고 계절에 대한 시집이라고 고개를 끄덕거리며 읽었는데 모두 시간에 대한 일이구나. 시집 속의 시간과 내 시간을 겹쳐 읽는 동안 중복되는 문장이 자꾸만 눈에 밟혔다.

‘동그라미 안에만 비가 내‘린다고 말하는 순간, 어둠 속에서는 소리만 내리고 있다는 걸 아는 마음으로. ‘슬픔이 새‘가 될 수 있고 ‘낙엽‘인 동시에 ‘가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날아오르는 것과 떨어져내리는 것이 꼭 같은 모습으로 보‘인다는 것에서 에셔의 판화와 같은 기시감을 느끼며. ‘나의 밤을 네가 가져갔던 시간이 있다‘는 말이 거짓말이 될 때까지의 ‘저녁(들)을‘, ‘새벽(들)을‘ 포개는 마음으로.

있는 그대로의 풍경을 받아 쓴 문장을 소리내어 읽는 동안 신기하게 다시 떠오르는 풍경.

시집의 뒷표지에 실린˝읽는 동안 나는 이 시집이 씌어지던 시인의 시간을 살고 있었다˝는 허수경 시인의 추천이 무색하지 않구나. 그 시간-풍경들이 만들어내는 ‘우리‘의 감각.

덧, 그러고 보니 이번 가을엔 남자 중견 시인들의 시집들이 풍성하다. 신철규 시인의 [지구만큼 슬펐다고 한다]와 심보선 시인의 [오늘은 잘 모르겠어]도 즐겨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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