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선조들의 여행기에 빠지다.

<표해록>을 리뷰해주세요

표해록 : 조선 선비가 본 드넓은 아시아 ㅣ 샘깊은 오늘고전 10
방현희 지음, 김태헌 그림 / 알마 / 2009년 6월

나이가 들수록 여행기가 좋다. '여행이 좋다'가 아니라 '여행기가 좋다'. 여행을 잘 가지 못하는 나에게 언제부터인가  여행기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물론 책을 첨 정할땐 저자를 본다. 다음은 가고 싶은 나라 차례다. 그렇게 나는 손쉽게 단돈 만원으로 해외여행을 참 많이도 다녔다. 해외여행이 유행인지라 인터넷을 뒤지면 외국을 둘러보고 사람들의 화려한 사진과 글솜씨도 나를 위로해주는 건덕지다. 

 이런 나에게 이 책 표해록은 참 재미있는 책이었다 . 조선 선비가 본 아시아라니...생각만 해도 참으로 흥미로운 소재거리다. 지은이 최부는 성종시대 선비이자 문신관료이다. 부친상을 당해 제주에서 고향 나주로 건너오다 표류해 중국 남부 해안까지 밀려갔고, 중국 강남 및 산둥 등지를 거쳐 북경을 통해 조선으로 돌아온다. 이 책 표해록은 바로 135일간의 그 여행을 담은 책이다. 14일간 표류하고, 중국에서 조선까지 8000여리길을 지나오며 그가 겪었을 고생이야 말로는 다 표현못할 것이다. 그는  그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표해록'이란, '바다에서 표류한 일에 관한 기록'이란 책이다) .  

최부는 제주에서 경차관으로 근무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곧바로 본가가 있는 나주로 돌아가기 위해 배를 띄운다. 하지만 풍랑에 배가 부서지면서 14일 동안이나 바다에서 떠돌며 구사일생으로 중국땅에 닿게 되지만 ,왜적으로 몰리고, 해적을 만나, 모든것을 다 빼앗기게 된다. 하지만 희망을 놓지않고 순간순간마다 용기를 내며, 기개를 발휘하며 조선인으로서의 자긍심을 끝까지 지킨다. 최부의 꿋꿋한 절개와 학식에 반한 중국 관리의 도움으로 황제가 있는 북경으로 호송되고 다시 조선으로 돌아가게 된다. 성종은 최부에게 겪고 보고 들은 모든 것을 그대로 쓰게 했다고 한다.  

표해록은 중국 절강 동남쪽에서 북경 일대에 이르는 여정과 함께 중국의 자연, 물산, 인물, 풍속 들이 선명하게 정리되어 있다고 한다.  책 사이사이에 어린이들이 잘 다가가기 쉽게  어려운 용어와 상황을 정리하는 저자의 설명이 덧붙여져 있다. 옛말들이 간간히 나와서 다가가기 어려운 아이들에게는 참 유용한거 같다. 어른인 나한테 조차도 말이다^^;; 

우리나라에도 이처럼 훌륭한 여행기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게다가 그것이 그냥 유유자적 여행이 아니라 , 온갖 악조건 때문에 생겨난 어쩔수 없는 기행이어서 더더욱 의미가 있는것 같다. 지은이 최부의 식견과 능력, 학식때문에 상황묘사가 더더욱 빛을 발하지는 않았나란 생각도 든다. 아이들에게 우리나라의 고전을 많이 읽히자. 역사를 알고 더불어 조상의 삶과 마음가짐을 배워  정체성을 심어주자~     고학년 친구들이 읽으면 좋을것 같다. 저학년은 몇년 더 기다렸다가 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