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첫 죽음 연습.

<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을 리뷰해주세요

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 ㅣ 문원아이 11
라헐 판 코에이 지음, 강혜경 옮김, 정경희 그림 / 도서출판 문원 / 2009년 5월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처음으로 맞이한 아이들의 모습을 그린 책이다. 아직은 한참이나 어린 4학년 어린이들.. 한 학급을 4년간이나 계속 맡아온 담임 선생님 클라라가 시한부인생을 선고받는다.이야기의 시작은 방학을 끝내고 다시 모인 4학년 학급의 풍경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그 기간동안 병원에서 병마와 싸우고 오신 클라라 선생님이 휠체어를 끌고 등장한다. 독한 약때문에 머리가 다 빠지고, 눈에 띄게 수척해지고 창백해진 모습으로 선생님은 아이앞에 나선다.선생님의 죽음을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클라라선생님은 담담하게 , 솔직하게 말한다.  

"이젠 어쩔 수가 없단다.정말이야." 

모두들 숨이 멎은 듯 조용해졌다. "내가 병원을 나온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야." 선생님은 잠시 망설이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저금이라도 제대로 살고 싶어서 말이야.너희들과 함께. 물론, 너희들이 원한다면 말이지."

아이들에겐 언제나 밝은 것만을 보여줘야 하고, 어두운 면은 애써 감추는게 맞다고 배워온 우리들에게 새로운 고민을 안겨주며 이야기는 계속된다.  아이들에 대한 사랑으로 똘똘 뭉친 클라라 선생님을 향한 아이들의 사랑이 참 눈물겹고 예쁘다. 선생님을 위해서 교실뒷편을 해변가로 꾸며서  자신들의 수업을 지켜보실수 있게(해변가에 앉아서 편하게 휴가를 보내듯) 꾸며주기도 하고, 어린아이들이 상처 받을까봐 두려운 어른들을 이해시키기도 하며(때론 갈등을 불사하며 ) 선생님과의 마지막 추억을 만든다.  아낌없는 사랑을 주었던 선생님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아이들이 또다시 선생님에게 그 사랑을 되돌려주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며 결국사랑은 돌고 도는 것일까란 생각을 했다.

마지막 졸업선물로 선생님의 관을 선물하기로 한 아이들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두려운 것이지만, 결코 어느 누구도 피해가지 못하는 거라는 걸 아이들이 배워가면서 마련한 마지막 선물이기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관을 선물하는 모습이 자칫 잘못하면 오해를 불러오기 쉽상이지만, 결코 거부할수 없는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아이들 특유의 천진난만함과 순수함으로 표현하는것 같아 대견하다. 결코 쉽지 않은 어려운 슬픔을 스스로 인정하고 받아들인 후 , 정성과 사랑으로 아름답게 꾸민 관을 선생님  마지막 가는 여행길에 놓아드리는 아이들이 있기에 클라라선생님의 죽음은 결코 외로워보이지 않는것 같다. 세상에서 유일한 그녀만을 위한 차를 선물받은 선생님의 죽음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책의 마지막 구절이..영원히..이다.영원히 그녀를 볼수 없다는 의미이기도,죽음이란게 영원히 헤어지는건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할것이다. 실체는 사라졌지만 사람에겐 기억이라는 소중한 매개체가 있으니까...오랜만에 읽어 보는 마음을 찌릿하게 만드는 책이었다.그러고 보니 클라라 선생님은 마지막까지 아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해주고가신것 같다.책을 읽은 나한테 조차도 말이다.  

이 책을 읽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한 사람의 죽음에 대한 이 이야기가 나름의 추억이 되었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