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를 시작한 이후로 이렇게 오랫동안 글 안 쓰기도 처음이군. 역시 연말이니까 이래 저래 사람들 만나고 노느라고 바쁘다.
어제, 6시 칼퇴근을 자랑하는 내가, 7시까지 남아 있어야 했다. (이런 소리 했다가 돌 맞겠다. -_-;) 그놈의 메신저가 뭔지, 예전같으면 메일 한 통 던져놓고 바로 퇴근해버렸을걸, 상대와 메신저를 한다는 걸 모두 알고 있으니, 기어코 대답을 들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1시간 늦은 퇴근 길, 핸드폰이 '딩동' 울린다. '저녁 맛있게 먹었어요?' '이제 퇴근해요. ㅠ.ㅠ' 전화가 오고, 저녁을 먹기로 하고, 홍대 앞으로 향했다. 기다리는 동안 서점에서 <헌법의 풍경> 앞 부분을 읽었는데 예상보다 재밌다. <남자의 탄생>이 생각난다. 어쨌거나 사야할 책 한 권 늘었다.
한식집에서 갈비찜과 찌개로 푸지게 밥을 먹고, 차를 마시러 갔다. 책 많이 읽은 사람을 만나니 할 얘기도 들을 얘기도 많다. 요즘 읽는 책, 좋아하는 작가, 예전에 본 소설, 번역가, 출판사 등등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한참을 떠들다가, 11시 넘었나, 슬슬 일어서야겠군, 하며 시계를 봤는데, 어라, 12시하고도 반이 넘었다. 어쩐지 목이 아프더라니. 결국 택시를 타고 집에 들어왔다. 택시비 8,500원이 조금 아깝긴 하지만,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놀았으니 나쁘진 않다.
피곤해서 아침에 지각했다. 오늘은 일찍 들어가 쉬고, 내일 또 잘 놀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