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꾸물꾸물하고, 생각난 듯 기침이 시작되었다. 목과 윗가슴이 간질거린다. 어제 집이 추웠나, 건조해서 그랬나, 양치질을 안 하고 그냥 잠들어서인가 이리저리 궁리해본다. 벌써 찾아든 기침을, 이제사 궁리한다고 달라질 것도 없건만.
평소에 골골거리지만 또 의외로 아픈데 없이 씩씩한데, 일년에 두어번 쯤 감기를 앓는다. 지난 겨울에는 눕기만 하면 기침이 심해져서, 며칠 동안 베개를 쌓아놓고 기대 앉은 채 잠을 자야만 했다. 올해도 그러면 곤란한데. 따뜻한 물로 연신 목을 적셔주고 있다.
출근길에 내릴 역을 지나쳐버렸다. 졸다가도 내릴 때 되면 정신이 드는데, 오늘은 책에 열중하여 안내 방송을 듣지 못한 것이다. 빠듯하게 시간을 맞춰 나왔으니 당연 지각이다. 낭패다 생각했지만 나름 즐겁다. 이렇게 책을 보는 게 대체 얼마만이냐.
오랜 시간 동안 천천히 읽었던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다>를 어제 끝내고, 오늘은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들고 나왔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영화의 장면들이, 남미의 풍광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책을 다 보고 나면 영화를 다시 한 번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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