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꾸물꾸물하고, 생각난 듯 기침이 시작되었다. 목과 윗가슴이 간질거린다. 어제 집이 추웠나, 건조해서 그랬나, 양치질을 안 하고 그냥 잠들어서인가 이리저리 궁리해본다. 벌써 찾아든 기침을, 이제사 궁리한다고 달라질 것도 없건만.

평소에 골골거리지만 또 의외로 아픈데 없이 씩씩한데, 일년에 두어번 쯤 감기를 앓는다. 지난 겨울에는 눕기만 하면 기침이 심해져서, 며칠 동안 베개를 쌓아놓고 기대 앉은 채 잠을 자야만 했다. 올해도 그러면 곤란한데. 따뜻한 물로 연신 목을 적셔주고 있다.

출근길에 내릴 역을 지나쳐버렸다. 졸다가도 내릴 때 되면 정신이 드는데, 오늘은 책에 열중하여 안내 방송을 듣지 못한 것이다. 빠듯하게 시간을 맞춰 나왔으니 당연 지각이다. 낭패다 생각했지만 나름 즐겁다. 이렇게 책을 보는 게 대체 얼마만이냐.

오랜 시간 동안 천천히 읽었던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다>를 어제 끝내고, 오늘은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들고 나왔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영화의 장면들이, 남미의 풍광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책을 다 보고 나면 영화를 다시 한 번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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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cat 2004-12-15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지 말아요.



저는 영화를 아직 안 봤는데 책은 갖고 있거든요. <모터싸이클 다이어리>.

표지가 너무 별로여서 팽개쳐두고 있답니다.

(핑계도 가지가지..)

물만두 2004-12-15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기 조심하세요^^

로드무비 2004-12-15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읽다 내려야 할 곳을 지나친다...저도 달리는 차안에서 읽는 책이 그렇게 맛납니다.

그건 그렇고 목 꼭 헹구고 자요.

가습기 없으면 침대 머리맡에 스프레이로 치익칙 물도 좀 뿌리고......

urblue 2004-12-15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꾸물거리더만, 결국 비가 내리는군요.



로드무비님, 지하철은 가장 좋은 도서관인 것 같습니다. 요즘은 집에서보다 지하철에서 책 보는 시간이 더 많은 듯 해요. (집에서 얼마나 책을 안 보면.. 쯧..)

수건 적셔서 머리 맡에 걸어놓고 잔답니다. ^^



물만두님, 네, 님두요. ^^ 사진이 어머님이신가요?



샌드캣님, 아프지 말아야죠. 그나저나 표지가 별로여서 팽개쳐두다니...큭...저도 가끔 책이 너무 커서,라든가 활자가 맘에 안들어서,라는 이유로 버려두기도 합니다만. ^^

물만두 2004-12-15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진/우맘 2004-12-15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근길을 걷는데, 날씨가 꼭...퇴근길 같아서, 기분 묘한 하루였습니다. 비 오려고 쌀쌀하네요. 저녁은 뜨끈한걸로 드세요.

urblue 2004-12-15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도 왔으니 내일부터는 추워질까요.

음, 뜨끈한 거 뭐가 좋을까요? 오뎅국이나 끓여먹을까...

진/우맘님도 감기 걸리지 않게 옷 단단히 입고 다니세요.

mira95 2004-12-15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이번 감기 지독한 것 같아요.. 약만 5일치나 먹었는데도 나을 생각도 안 하고 제 목소리도 돌아오지 않네요.. 블루님은 빨리 나으셔야 할텐데... 얼른 병원으로 달려가세요~~~

urblue 2004-12-15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침이 시작되었다고 했더니 친구가 당장 약 먹으라대요. 안 그러면 고생한다고. 하루종일 따뜻한 물 마셨더니 다행히 괜찮은 것 같습니다. 고마와요, 미라님. ^^

urblue 2004-12-16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지각하는거야 하루 이틀이 아니라서요. ㅎㅎ

유자차 열심히 마시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