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9시간의 귀경길.

동생 부부를 청평의 처가에 내려주고 2시간여를 혼자 운전해 집에 돌아오니 완전히 늘어져버렸다. 엄마가 싸 준 송편 몇 개와 오렌지 주스로 간신히 허기를 달래고 바로 침대에 쓰러졌는데, 새벽에 속이 불편해 잠에서 깼다. 얼마 먹지도 않은 거 다 토해내고, 속을 달래려고 마신 매실 원액마저 도로 변기에 쏟아붓고서야 겨우 다시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도 여전히 편치 않다. 미역국을 남비로 가득 끓여서 하루 종일 먹었다. 밥없이 국만 먹으니 영 기운이 없고 어지럽다. 빨래도 청소도 모두 미뤄놓고, 책도 읽히지 않고, 하루종일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케이블 TV로 이미 본 영화를 다시 보았다. 명절이라고 TV에서는 무슨무슨 특집만 잔뜩 해대는데 역시나 볼만한 게 없다.

벌써 12시가 다 되어 간다.

여전히 속이 좋지 않은데 배는 고프다. 방금 식은 미역국을 또 한 그릇 먹었다. 그래도 배고프다.

연휴의 마지막날, 이게 뭐냐. 좀 슬퍼지려한다. 배고픔은 슬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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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4-09-29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기운 내세요. 제가 그 슬픔 좀 가져갈게요.
책은 내일 부칠게요^^

chika 2004-09-29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제가 그 슬픔을 나눠드리겠사옵니다~
기쁨은 배부름이당~!!!
음... 뭐로 기쁘게 해 드리나? ㅡㅡ;;

음... 99년도에 있었던 실화인데요,,, 그당시 수녀원에서 살아서 컴퓨터를 잘 모르는 수녀님이 컴퓨터를 배우게 되었어요. 그때는 한글 97버전을 쓸 때였고, 도스가 아닌 윈도우즈 98을 쓸 때였쟎아요. 수녀님이 컴을 조금씩 배우게 되자, 새 컴퓨터를 구입하게 되었지요. 그래서 파견나온 직원이 컴을 설치하고 프로그램 설치 하고 부팅이 잘 되는가 수녀님께 함 켜보라고 했지요.
파워키를 누르고... 부팅되는 모니터 화면을 가만히 지켜보시던 수녀님께서 화들짝 놀라셔서는 저를 부르셨어요. '어머~ 이거 잘못됐다~'
설치 해주신 분은 다른곳에 일이 있다고 바삐 나가셨거든요. 그래서 제가 그분 멀리 가시기 전에 불러야 된다고 빨리 뛰어가서 뭐가 문제예요? 라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수녀님께서 하시는 말씀...ㅠ.ㅠ
"어머~ 올해는 99년도인데 여기 봐. window 98이라 되어 있쟎아. 작년거 설치하면 어떡해?"
히~ 글로쓰니까 별로 재미없다.
그래도 재밌다고 해 주세요~ 배고픔은 덜할꺼고.... 음... 배고픔을 느끼기 시작하니 속은 많이 괜찮아진듯하네요? 아프지 마시고... 내일은 기운찬 하루 되시길~ ^^

mira95 2004-09-29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퍼하지 마세요~~ 배부르게 먹으면 좀 괜찮아질라나~~ 전 방금 체리마루 아이스크림 왕창 먹었답니다 .... 눈물나네요.. 내 다이어트는 어데로 가버렸을까나~~~

urblue 2004-09-29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님, 고맙습니다. 님의 격려를 들으니 그래도 기운나네요. ^^

치카님, ㅋㅋㅋ 재밌어요. 큭큭거리며 웃고 있습니다. 네, 배고픈 거 보니까 이제 다 낫긴 한 모양이에요. 내일은 맛있는 걸로 잔뜩 먹으렵니다. 그러다 또 배탈나면, 에라, 또 좀 슬퍼하죠 뭐. ^^

urblue 2004-09-29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라님, 체리마루 아이스크림요? 잉, 저도 먹고 싶잖아요. 흑. 염장성 코멘트, 나빠요~~ ㅠ.ㅜ

숨은아이 2004-09-30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막히는 길 운전하기 정말 힘들지요? 밥해서 꼭꼭 씹어드시는 게 최고인데.

로드무비 2004-09-30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근 준비중이겠네요.
아침에야 봤어요. 아니 그래 집에 햇반 하나 없었단 말요?
하루죙일 미역국만 퍼먹었다니 거참.
오늘 점심때 아주 맛나고 영양가 있는 걸로 먹어줘야겠다.
블루님 아셨죠?(집 냉장고 좀 채워 놓고 사셔요. 비상식량...)

urblue 2004-09-30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명절마다 대개 막히니까 그냥 그러려니 하려고 해도, 흑, 힘들어요. 아마 피곤해서 먹은 게 체했던 모양이에요.

로드무비님, 쌀도 있고 밥이야 할 수 있었죠. 겁나서 못 먹겠더라구요. 작년에 먹은 거 잘못되서 한 2주 고생하고 몸무게가 4kg이나 줄어버린 적 있거든요. 그래서 요즘엔 탈나면 그냥 굶어요. 이제 다 나은 것 같습니다. 오늘 맛있는거 먹을거에요. ^^

바람구두 2004-09-30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맛있는 거 드시길...
저는 두통이 심해졌네요.

urblue 2004-09-30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있는 거 먹고 들어왔습니다. ^^
두통 심한 것도 죽음인데... 약이라도 드세요. 참는 게 약 먹는거 보다 더 안 좋다네요.

바람구두 2004-09-30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그런가요? 저는 약을 잘 안 먹고 버틴 편인데... 이런.....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