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9시간의 귀경길.
동생 부부를 청평의 처가에 내려주고 2시간여를 혼자 운전해 집에 돌아오니 완전히 늘어져버렸다. 엄마가 싸 준 송편 몇 개와 오렌지 주스로 간신히 허기를 달래고 바로 침대에 쓰러졌는데, 새벽에 속이 불편해 잠에서 깼다. 얼마 먹지도 않은 거 다 토해내고, 속을 달래려고 마신 매실 원액마저 도로 변기에 쏟아붓고서야 겨우 다시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도 여전히 편치 않다. 미역국을 남비로 가득 끓여서 하루 종일 먹었다. 밥없이 국만 먹으니 영 기운이 없고 어지럽다. 빨래도 청소도 모두 미뤄놓고, 책도 읽히지 않고, 하루종일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케이블 TV로 이미 본 영화를 다시 보았다. 명절이라고 TV에서는 무슨무슨 특집만 잔뜩 해대는데 역시나 볼만한 게 없다.
벌써 12시가 다 되어 간다.
여전히 속이 좋지 않은데 배는 고프다. 방금 식은 미역국을 또 한 그릇 먹었다. 그래도 배고프다.
연휴의 마지막날, 이게 뭐냐. 좀 슬퍼지려한다. 배고픔은 슬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