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은 인터뷰에서 "논리를 들이대면 사랑은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단다. 이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를 비판하는 관객들에 대한 나름의 방어일텐데. 그 말에 동의하기는 쉽지 않다. 사랑은 논리가 아니다. 그렇다고 사랑을 보여주는 영화도 논리가 필요없다? 

영화나 소설에 필요한 것 중 하나가 개연성이다. 대상이 논리적이거나 그렇지않거나간에, 일단 보는 사람이 그 얘기를 납득하고 공감할 수 있으려면, 그럴 듯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해할 수 없고 공감할 수 없다는 관객들의 비판에 대해 "논리를 들이대면 사랑은 보이지 않는다."라거나 "순수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다."라고 대답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영군과 일순이 정신병원으로 오게 된 이유까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어째서 하필 '사랑'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내가 순수하지 못해서 사랑을 모르는건가.

임수정도 정지훈(이라고 해야 한단다. '비'가 아니라. -_-)도 하는 짓이 귀엽다. 그런데 지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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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6-12-12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찬욱 감독이 그런 말을 했군요. 저의 경우 이 영화 별로 안 댕겼음에도 불구하고 옆지기가 보자하고, 감독이 박찬욱이라 봤었는데 정말 힘겨웠어요. 너무 지루해서.... 연기를 그렇게 잘 하는데도 영화가 그렇게 보기힘들고 보기 싶은 때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니까요. ^^

urblue 2006-12-12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알라딘 이벤트에서 예매권 받아서 봤습니다. 아까울게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에요. ^^

Mephistopheles 2006-12-12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혹자는 "박찬욱이니까 괜찮아" 라고 할지도....^^
어쩌면 "정지훈나오니까 괜찮아" 일지도 모르고요..^^

nada 2006-12-12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댓글이 재미있어요. 그런 벌거벗은 임금님 같은 발언, 좀 무책임하네요. 니 눈에 안 보이는 건 니가 순수하지 못해서다..?

urblue 2006-12-12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제 친구가 아마 그렇게 얘기할 것 같습니다. "정지훈 보는 걸로 만족~"이라구요. ^^

꽃양배추님, 차라리, 내 맘대로 만들었으니까 알아서 봐라,라고 말하는 편이 낫겟다 싶어요.

sandcat 2006-12-12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싸이보그여도 괜찮아, 인 줄 알았어요. 하여간에 안 볼래요. -_-

chaire 2006-12-12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무척 흥미는 가는데, 지루할 거 같더라고요. 저도 4천원 할인쿠폰 받았으니 속는셈치고 한번 봐볼까요. (근데, 게을러서 안 가게 될 거 같아요 :)

urblue 2006-12-12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샌드캣님, 그게, 영화 속에 등장하는 대사로는 '(네가) 싸이보그여도 (난) 괜찮아'가 아니라 '(네가) 싸이보그지만 (~해도) 괜찮아' 랍니다.

카이레님, 저만 지루한가 했더니, 제 옆에 앉았던 사람들(세 명이 왔는데)은 일어서면서, '거봐, 재미없잖아~' 어쩌구 떠들더라구요. 그 사람들 말에 의하면 중간에 나가는 사람도 있었다네요. 전 못 봤지만.

패스해도 괜찮아님, 실은 저도 셋 다 그저 그렇지만, 어쨌거나 정지훈이랑 임수정은 귀엽습니다. ^^

merced 2006-12-13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그래요, 왜. 난 안 지루하고 재미있었는데... 하지만 박찬욱 감독이 한 말은 맘에 참 안 드느네요. 게다가 난 또 주제가 사랑인지도 몰랐다는... 일순은 측은지심 강하고 적당히 착하잖아요. 밥 안먹는 영군이 안타까워 마음쓰다가 정들었다, 그 부분은 그냥 이렇게 보아넘겼다구요.

예의바름을 훔친다거나 훔쳤던 탁구실력을 돌려준다거나 - 성격이나 재능을 주거니 받거니 할 수 있다는 상상, 내가 싸이보그라면? 이라는 상상. 누구나 하는 잠깐의 백일몽을 풀어놓은 것이랄까요,
그러니까 보통 "아, 내가 싸이보그라면 ... 할 텐데" "저 사람의 재능을 내가 가질 수 있다면... 할 텐데" 로 그치는 1분짜리 1인칭 백일몽을 계속 이어나가서, 그 두 상상이 만나서 관계를 맺으면 어떻게 되는지, 90분짜리 3인칭 백일몽, 남일 구경해보자...

가 이 영화의 소재고 주제라고 (소집단의 서사를 계속 풀어내면 어느 영화 어느 소설에라도 우정이나 사랑은 싹틀 수밖에 없는 거니까) 감독의 말도 영화 평도 들어본적 없이 혼자 이렇게 생각하면서, "하지만 정말로 그렇게 믿으면 정신병이죠" 라는 설정이 마음에 안 들기는 했지만, 재밌게 봤다는 거 아닙니까... ㅎㅎ

merced 2006-12-13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딴지: 개념상 영군은 안드로이드죠. 순전히 "싸이코가 아니라 싸이보근데요" 라는 대사를 넣으려고, 싸이보그라고 한 것 같아요.

urblue 2006-12-13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 영군은 안드로이드지, 싸이보그가 아니라. 그건 생각도 안 하고 봤지만.
네 말대로 상상이나 하나하나의 에피소드가 나쁜 건 아닌데, 그걸 죽 나열해놓으니 보다 지겹더만. 그리고 심지어 엄마 사진까지 땅에 묻을 정도로(집 나간 엄마 때문에 생긴 트라우마를 벗어버릴 정도로) 영군이 일순에게 의미있는 존재가 된 이유를 모르겠다는거야. 그냥 정든걸로는 설명이 안 되지 않나.
암튼, 너랑은 영화 취향이 틀리다는 걸 다시 느낀다. 전에 네가 재미있다고 한 영화들이 나는 별로였단 말이지. 너도 그랬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