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15 시라는별 2불편으로 - 이규리 불빛을 좀 낮춰주세요내가 아프니 그들이 친절해졌는데요 그러지 말아요 아픔을 가져가지 말아요 만나는 사람들 저마다상처받았다 받았다 하니 상처가 사탕인가 해요 태생들은 불편이었을까요 불편을 들이며 그만한 친구도 없다 생각했는데 이게 그거 별일 아니라는 듯 별이라 불러보려 했는데 그 별 다치게 한다면 멀게 한다면 일찍 늙어버린 사람 마치 그러기를 바란 사람처럼 별과 별 사이를 어떻게 가늠할 수 있다고 그랬을까요 손톱에 피가 나는 줄도 모르고 한 생각을 물어뜯도록 괜찮아요 절룩이며 여기 남을게요 불편이 당신을 보이지 않는 곳까지 이끌 수 있다면 별을 헤듯 그래요 여기 남아서 말이죠 작년(벌써 작년) 첫 눈 내릴 때(2020.12.13) 당도한 이규리 시집 <<당신은 첫눈입니까>>를 해를 넘겨 한 달이 넘게 들여다보고 있다. 리뷰를 쓰고 싶었으나 거의 포기 상태. ㅋ‘불편으로‘ 시 좋다. 시어들이 쏙쏙 들어온다. ˝만나는 사람들 저마다 / 상처받았다 받았다 하니 / 상처가 사탕인가 봐요˝ 라는 구절을 읽고 피식 웃었다. 상처가 사탕이면 무슨 사탕이려나, 사탕은 대개 달달한데, 달달한 상처가 있던가. 씁쓸한 맛이 나는 사탕이 무엇이더라, 아하, 혹 홍삼 캔디??모든 관계는 크든 작든 ‘불편‘하다. 세상 편한 관계는 세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때론 기꺼이, 때론 마지못해 그 ˝불편을˝ 내 삶에 들인다. 기꺼이 일 경우에는 불편보다 행복이 큰 탓일 테고, 마지못해 일 경우에는 피치 못할 사정 탓일 게다. 그 불편을 ˝별일˝ 아닌 것으로 여기고 ‘별˝이라 부르며 ˝그 별˝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고 시인은 말한다. 그럼그럼. 우리는 누구도 상처 입히고 싶지 않다.사람과 사람 사이는 ˝별과 별 사이.˝ 그 사이는 ˝가늠˝이 되지 않는 거리. 멀리서 보면 굉장히 가깝고, 가까이서 보면 아득히 멀다. 정현종 시인의 ‘섬‘이라는 시와 이미지가 겹친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 그 섬에 가고 싶다˝이 시의 화자 역시 섬이자 별인 그에게 닿고 싶다. 관계는 불편을 담보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관계를 끊고 독야청청 살아가기도 만만찮다. 그런 삶이 아름답기도 어렵다. 허니 다리를 절뚝거리더라도 ˝여기 남아˝ ˝별을 헤듯˝ 관계를 이어갈 밖에. 그러니 별들 여러분, 내가 들여다보게 ˝불빛을 좀 낮춰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