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09 #코스모스가능한세계들 6일차 

​앤 드루얀의 코스모스는 칼 세이건만큼 서술이 매력적이지 않다. 세이건의 서술법은 생명의 오디세이를 보고 있고 우주 탐험선에 탄 기분이 들게 했다. 거의 매순간 경이로움을 접했던 것 같다. 앤 드루얀의 글은 그 정도는 아닌데, 차이가 뭘까 생각해 보니, 세이건은 보여주려 했고 드루얀은 설명하려 든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약간 중언부언에 중구난방 느낌이 있다. 그럼에도, 빠져들게 만드는 이야기들이 존재한다. 

​빅토르 모리츠 골트슈미트는 노르웨이 과학자로 지구를 하나의 계(system)로 바라본 최초의 과학자 중 한 명이었다. 그는 러시아 화학자 드리트리 멘델레예프가 다듬은 원소 주기율표를 활용해 자기만의 주기율표를 만들어 지구 화학의 기초를 마련했다. 원자로와 로켓에 쓰일 초록 보석, 감람석을 연구하여 우주 화학의 길을 열었다. 그는 죽기 직전까지 생명의 기원에 관여했을 법한과 복잡한 유기 분자들에 관한 논문을 쓰고 눈을 감았다. 그는 이런 유언을 남겼다. 자신의 유해를 화장해서 그 재를 자신이 오랫동안 사랑한 ‘감람석‘ 단지에 담아 달라고. 무릇 모든 생명은 재에서 태어나 재로 돌아간다. 다음 글은 화학자의 유머 코드를 보여주는 재미난 일화이다. 나는 무엇을 고를까.



나치가 노르웨이를 쳐들어오기 전날, 골드슈미트는 보호복을 입고 사이안화물(청산가리) 캡슐을 몇 개 만들었다. 그리고 게슈타포가 잡으러 올 때를 대비해서 캡슐을 늘 몸에 숨겨 지니고 다녔다. 어느 동료가 그에게 자신도 하나 얻을 수 있겠느냐고 묻자, 골드슈미트는 이렇게 대답했다. "독약은 화학 교수를 위한 거라네. 자네는 물리학자이니까 밧줄을 쓰게."(124) 



- P124


댓글(1)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희선 2021-01-12 0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밧줄은 시간이 걸리고 괴로울 듯합니다 청산가리는 조금만 먹어도 바로 죽잖아요 그건 소설에서 봤지만...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