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24 매일 시읽기 87일
화이트 크리스마스
- 남정림
어젯밤 하느님께서
크리스마스 케익을 만드셨나봐
새하얀 밀가루를 고운 채로 흔들흔들 흔드셨나 봐
꿀맛 프로스팅도 잊지 않으셨지!
앙증맞은 성탄별과 지팡이
장식을 올린 하느님표 수제케익
쌔근쌔근 잠든 어린이들 머리맡에
두고 오라는 하느님 말씀에
천사들의 날개짓이 빨라졌지
간밤에 내린 눈은
천사들의 입김이 꽁꽁 얼어붙은 것이지
크리스마스 관련 시를 검색하니, 이분의 시가 제법 포스트 되어 있었다. 이런 류의 약간 오글거리는 시는 내가 선호하는 시가 아니지만,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이니, ˝천사들의 날개짓˝에 기대어 가볍게 날아보는 것도 괜찮지 않나. 내일이면 ˝천사들의 입김이 꽁꽁 얼어˝ 세상이 하얀 눈에 덮여 눈이 부시려나.
남정림 작가는 따로 시집을 내지 않고 본인이 직접 운영하는 블로그에만 작품을 올린다고 한다.
https://m.blog.naver.com/catnam7/222177619064
코로나로 콧바람 새는 것도
사람 만나는 것도
삼가야 하는 연말이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
혼자, 친구끼리, 연인끼리, 가족끼리
캐럴은 들을 수 있잖아
그러니 크리스마스
모두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