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1. 꽃으로 말해줘 - 버네사 디펜보
"내 이야기를 꽃으로 들려줄게. 수백년 전 연인들처럼, 아무도 알지 못하게"
사랑의 표현이 조심스러웠던 빅토리아 왕조 시대에는 연인들이 꽃으로 대화를 하던 때였다고 한다. 붉은 장미로 사랑을 고백하고, 알로에로 슬픔을 표현하고, 안개꽃으로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면서 그렇게.
생각해보면 나도 중고등학생 때, 다이어리에 써먹지도 않을 꽃말들을 친구들과 함께 적고 외우면서 놀았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특별히 그걸 어디에다 쓸일도 없으면서도 이 꽃은 그런 뜻을 가진다고 외우고, 장미도 송이의 갯수마다 의미가 다르다며 사춘기 시절 낭만적인 사랑을 꿈꿨던 것 같다.
그런 꽃말을 가지고 마음을 표현하는 소녀의 이야기라니 당연히 구미가 당길 수 밖에. 어떤 꽃말을 사용하여 이야기 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하게 하고 싶었던 말은 어떤 것인지. 꽃으로 이야기한다는 자체가 사랑이야기에 약할 수 밖에 없는 여자들에게 꼭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것같다.
2. 난설헌 - 최문희
"나에게는 세 가지 한(恨)이 있다. 여자로 태어난 것, 조선에서 태어난 것, 그리고 남편의 아내가 된 것....."
여자의 삶은 일생이 가족의 그림자와 같았던 시대에 여류시인인 난설헌의 이야기를 소설화한 작품.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여자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는 작가의 한마디가 마음을 잡아 끈다.
남편과 불화, 친정집안의 몰락, 자식을 둘이나 잃는 슬픔을 시 한편으로 남기고 스물일곱의 짧은 생을 마감한 난설헌. 뛰어난 예술적 기질을 타고 태어 났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천대받고 숨을 수 밖에 없는 시대에도 난설헌이라는 자신의 호를 지금까지도 남기고 후대의 여성들에게 사랑받는 그녀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같은 실준인물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는 점에서 역사스페셜을 통해서 이미 알고 있었던 덕혜옹주에 대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소설 덕혜옹주는 생각만큼 재미있게 읽지 못해서 조금 주저되기도 하지만, 난설헌은 내가 모르는 이야기들이니 조금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한번 추천해 본다.
3. 모멘트 - 더글라스 케네디
"나 같은 사람과 산다는 건 불행일테니까. 지금이라도 나를 멀리 떠나. 당신은 이 일에 휘말리지 마. 복잡하고 슬픈 내 인생에 휘말리지 마."
주변사람들에게 재미있다고 추천받아서 단숨의 읽어버린 케네디의 빅픽쳐가 있었기에 신간 모멘트 또한 아주 매력적인 작품일 것이라 생각된다. 오래동안 뇌리에 남을 강렬하고 도발적이고 매혹적인 작품이라는 추천의 말이라면 읽어볼만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추천도서에 담아본다.
행복하게 끝난 평범한 사랑이 아닌 냉전시대라는 특별한 사회적 상황이 만들어 낸 비극적으로 끝난 남녀의 사랑에 담긴 숨은 이야기들. 그들의 살아가기와 사랑하기의 이야기. 그들의 사랑이야기는 어떤지, 그녀가 남긴 일기장이 그에게 준 의미는 무엇인지, 그들의 삶의 순간순간을 나도 함께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