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으로 저자를 판단하지 말길...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 ㅣ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3
우타노 쇼고 지음, 현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우타노 쇼고의 대표작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를 읽고 그와 같은 작품을 기대했다면 이 책은 '글쎄, 아니올시다.'일 것이다. '벚꽃지는~'의 마지막에 주는 강렬함은 찾아볼 수가 없다. 물론 그 이유가 몰입도가 높은 장편이 아닌 3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졌기때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우타노 쇼고라는 이름만으로 충분히 값어치가 있는 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클로즈드 서클 3부작. 첫번째 작품인 표제어는 마지막 나름대로 뭔가를 전달해 주었다 할 수 있다. 짧은 펀치 한방. 두번째 작품은 3작품 중 가장 공을 들이지 않았나 본다. 읽으면서 머리를 굴리고 나름대로 추리하고, 결말과 대조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지막 결말을 좀만 달리 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세번째 작품은 밋밋하지만 머리를 많이 써야만 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정도 예측이 가능했던 단편이었다. 3작품 중 가장 약하지 않았나 싶다.  

우타노 쇼고의 작품이 몇 편 더 국내에 소개 되었다. 물론 '벚꽃지는 ~'으로 인해 나머지 작품도 구입해 야금 야금 읽고 있지만 이번 작품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급이라면 조금 곤란하지 싶다. 그래도 이 책 전에 읽은 '시체를 사는 남자'가 있었기에 이 책을 읽고나서 우나토 쇼고라는 작가를 좀더 믿어 보기로 했다. 장편을 잘쓰는 작가가 있고, 단편을 잘 쓰는 작가가 있다. 우타노 쇼고는 전자가 아닐까 한다. 그대를 믿어보며 다음 작품을 기대해 본다.  

p.s 이 작품이 썩 못하다는 의미는 아니니 장바구니에 담아 놓았다가 다시 꺼내놓을 필요는 없을 듯 싶다. 탐정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