뿡! 방귀 뀌는 나무 어린이 자연 학교 1
리오넬 이냐르 외 글, 얀 르브리 그림, 김보경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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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에 정원에 또는 산에 피어있는 식물들은 그저 조용히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린다. 늘 그 자리에서 지루함을 친구삼아 꿋꿋히 버텨내고 있다. 우리는 그러한 식물들을 보면서 예쁘다거나 아니면 무관심하게 지나치곤한다. 그러한 식물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식물학자이거나 풀을 뜯어먹는 일부 동물이나 곤충들 뿐일 것이다. 사실 길거리나 들판에 자라고 있는 식물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제대로 그 이름을 알고 있을까? 어디선가 본 듯한데 하며 머리를 이리저리,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이렇듯 식물은 우리에게 별로 존재감 없는 풀에 지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식물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재미있고, 신비롭기까지 하다. 특히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27종류의 식물들은 다른 일반 식물보다 특징이 있다. 과연 어떠한 특징이 있는지 따라가 보기로 하자. 그 식물이 그 식물같다고 생각하지만 전혀 다른 식물이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지독한 냄새를 폴폴 풍기는 식물, 몸에서 끈적 끈적한 물체를 내뿜는 식물, 가시로 콕콕 찌르는 식물은 물로 달라붙거나 할퀴기까지하는 재미있고 신기한 식물이 소개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신비로운 식물들은 왜 저마다 특징을 가지고 냄새나 액체나 찌르거나 할퀴거나 피나 눈물을 흘리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본능에서 이다. 나약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녀석은 냄새를 풍기고-쥐오줌풀, 아스팔트풀, 운향초-, 어떤 식물은 눈물을 흘리며-포도나무-, 분출오이 같은 식물은 침을 퉤퉤 뱉는 것이다. 자신을 동물이나 곤충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그들은 별별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생에 대한 처절함이 엿보이기 까지 하다.  

하지만 이러한 별별행동의 식물들은 한결같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그렇게 행동하는-침을 뱉거나, 눈물을 흘리거나, 냄새를 피우거나, 진득진득 액체를 품어내는-것들이 사람에게 있어 매우 유용하게 사용된다는 것이다.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뿜는 것들이 유용하게 사용되는 약재나 음식들로 사용된다고 하니 말이다. 이는 오히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하는 행동이 오히려 돌출된 행동이 되어 눈에 더 잘뛰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바로 이것이 자연의 신비가 아닐까 한다. 

좀더 들여다보기로 하자. 소 혀처럼 까칠한 쇠서나물의 어린잎은 나물로 무치거나 국을 끓여 먹을 수 있고, 한방에서는 소화, 흡수 작용을 돕고 신경을 안정시키며, 약으로도 쓴다고 한다. 갈퀴덩굴은 타박상, 통증오나화, 신경통, 혈뇨,장염 등을 치료하는데 사용되며, 가시가 뾰족 뾰족 나있는 주엽나무의 열매는 즙으로 먹거나 조미료로 사용하며, 가축의 사료로 활용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외에 분출오이는 시각장애, 천식, 피부병 등을 치료하는데 사용되었다고 한다. 방충제로 사용한다는 자극적 향기를 내뿜는 운향초, 풍부한 칼슘이 함유되어 있어 즙을 내거나 약으로 만들고 연한 잎으로는 쌈을 싸먹을 수 있는 등 다양하게 활용되는 민들레는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식물이기도 하다.  

이처럼 이 책에 소개되어진 식물들은 마치 다른 동물이나 곤충 심지어는 사람에게 해가 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자신을 보호함은 물론 다른 동식물에게 자신을 바쳐 유용하게 사용되어지고 있음에 오히려 고마움을 느끼게 만든다.  

이 책은 우리가 몰랐던 자연속 식물의 신비함을 제공해줌은 물론 그러한 식물이 제공해주는 혜택을 알기쉽고 보기쉽게 그림을 통해 설명해주고 있어 자연에 관심이 많은 아이나 식물을 공부하고 싶은 아이에게 소중한 식물백과사전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나열식이거나 사진과 학명정도 피는 시기 정도나 표기되어 있는 여느 도감보다 생동감있게 다가올 것이다. 또한 이 책을 보다보면 혹시 들이나 산에서 처음보는 낯선 식물을 무심코 만지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자칫 위험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더 나아가서 들판이나 산에 피어있는 식물을 무심코 꺽거나 밟는 행동을 자제하게 될 것이다. 그러한 식물은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음을 깨닫고 아울러 그러한 식물은 누군가에 소중한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자연속에서 만날 수 있는 것들을 배우고 그 속에서 자연의 신비와 소중함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이유로 인해 청어람 주니어의 '어린이 자연학교'시리즈가 기다려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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