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 1 밀리언셀러 클럽 64
기리노 나쓰오 지음 / 황금가지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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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노 나쓰오라는 작가는 참으로 독특하다 할 수 있다.  그녀는 작품속 인물들에게 돌파구나 희망을 마련해주지 않는다. 오히려 더욱 극한으로 몰아부친다. 그녀의 작품은 잔인하고 억지로 짜는 것이 없다. 그녀는 작품속 인물 묘사나 감정을 매우 섬세하고 냉정하게 그려낸다. 어떠한 동정이나 여과마저도 제공해 주지 않는다. 읽고나면 찜찜하면서도 안도의 한숨을 쉬게 만든다. 그리고는 소설속 주인공에 대한 연민이 생기면서 내가 그 주인공이 아닌것에 감사하게 만든다. 이게 바로 기리노 나쓰오의 작품세계이다. 사실 처음에 그녀를 좋아하지는 않았다. 처음 만난 작품이 '아임소리마마'였는데 당시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괜히 읽었다는 찝찝함이 머리속을 계속 맴돌았다. 하지만 두번째 작품을 읽고는 이내 그녀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결국 그녀의 팬이 되어버렸다.  

아웃은 그녀가 1997년에 쓴 작품이다. 지금으로 부터 13년전 작품이니 참으로 오래된 작품이라 하겠다. 하지만 내용은 지금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찌보면 그런 점이 이 작품에 더욱 빠져들게 만드는지도 모르겠다. 두 권의 압박은 읽다보면 즐거움으로 돌변한다. 한 권 이상 분철된 많은 작품이 대부분 뒤로 갈수록 흐지부지해지면서 뒷힘을 발휘못하는데 이 작품은 오히려 그 반대라 할 수 있다. 1권은 단지 예고에 불과할 뿐이다. 2권에 이 책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 그래서 읽다보면 더 몰입하게 된다. 절대로 두 권이 많은 분량이 아님을 알게 된다.  

4명의 각기 다른 여자가 있다. 그녀들은 모두 개인적으로나 가정적으로 문제를 안고 있다. 인생 사는게 만만치도 않고 녹녹치도 않은 사람들이다. 그녀들은 모두 단절의 세상에 살고 있다. 지극히 비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 어찌보면 이 비정상이 정상일지도 모르겠다. 단지 우리가 비정상이라고 규정짓는 것일지로 모르겠다.- 남들은 오전에 출근해 오후에 퇴근하는 생활을 하지만 그녀들에게 있어 그러한 생활은 사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생활은 그녀들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 오히려 박탈을 해버린다. 결국 그녀들이 선택한 길은 밤에 근무하는 김밥공장의 단순직. 그녀들은 이 곳에서 만나 서로의 처지를 보듬으며 살아가고 있다.  

30대, 40대, 50대 전, 후반의 나이의 4명의 여자이야기로 들어가보자. 30대초반의 여자이름은 구니코이다. 씀씀이가 장난이 아니다. 한마디로 폼생폼사 짝퉁여인이다. 스포츠카를 몰고다니고 온몸에는 명품으로 치장을 하고 다닌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할부로 산 차이며 명품은 모두 짝퉁이다. 그녀의 인생자체가 짝퉁이다. 결국 그녀는 카드빛과 사채에 허덕인다. 작품속에서 그녀는 트러블메이커이다. 한마디로 얄밉다. 그러면서 불쌍하다. 그녀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바로 돈이다. 

두번째 여자는 40대의 야요이 어린 아들 둘을 키우고 있고 번듯한 회사를 다니는 남편이 있지만 그 남편은 아내의 적금까지 들고가 도박과 술집여자에 빠져버리고 결국 모든 돈을 탕진해버린다. 게다가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한다. 결국 야요이는 그러한 남편을 우발적으로 살해해버린다.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을 도와줄 그 누군가이다. 

50대초반의 요시에. 몸을 가누지 못하는 시어머니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이 있다. 게다가 오래전에 집을 나간 미혼모 딸이 하나 더있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시어머니를 치우는 것과 자신의 딸을 대학에 보내기 위한 돈이다.  

마지막 인물은 이 이야기의 주인공격인 50대 중반의 마사코. 남편은 있지만 이름뿐이다. 함께 하지를 않은지가 오래되었다. 그녀에게는 아들이 있지만 사건으로 집에서는 말을 하지 않고 지낸다. 혼자만의 세계를 구축해버린지도 이미 오래다.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돈이 아니다. 그냥 탈출구가 필요할 뿐이다.  

4명의 여자에게엤어 희망이라고는 찾아볼래야 찾아볼수가 없다. 그냥 무료하게 다람쥐 쳇바퀴돌듯이 한밤에 출근해 밤새도록 컨베이어벨트에 돌아가는 김밥을 만드는 일이다. 새벽이 되면 집으로 돌아가 아무 생각없이 잠을 자고, 완전하지는 않지만 가족을 위해 주부로서의 임무를 수행한다. 그녀들은 아웃사이더이다. 사회의 중심과는 거리가 멀다. 가족에게서도 멀어지고, 사회에서도 점점 멀어져간다. 그러던 어느날 마사코에게 야요이에게서 뜻하지 않은 전화가 걸려온다. 자신이 남편을 죽였다는 것. 도와달라는 간절한 부탁. 마사코는 과연 어찌할 것인지... 

이 책은 일본내 만연된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 가족과의 대화단절, 직장내 남녀차별, 학교내 폭력, 가정내 폭력, 사채로 인한 파괴, 해외취업자의 고통, 정체성을 알 수 없는 이민자 2세의 애환, 주류와 비주류의 급여차등 등 다양한 주제를 담고있다. 작가는 이러한 문제를 4명의 여자와 주변인물을 통해 풀어내고 있다. 책 제목 out의 의미처럼 그녀들은 철저하게 가정이나 사회로부터 쫒겨나고 있으며, 자신의 자리에서 벗어나 있음과 동시에 자신으로부터 현실로부터 멀리 떨어져 나가고 싶어한다. 바로 이것이 작가가 의도하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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