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표작가 대표소설 1
구니키다 돗포 외 지음, 양혜윤 옮김 / 세시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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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가 문득 아날로그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지금이야 디지털시대요 디지털제품이 대부분이지만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아날로그제품이 전부였었다. 아날로그. 전압이나 전류처럼 연속적으로 변화하는 물리량처럼 아날로그는 연속적으로 변화를 알려주는 것인데 예를 들면 아나로그 시계를 보면 두개의 바늘은 아무 의미없이 원을 도는 것 같지만 그 원속에는 시와 분이 담겨져 있음을 찾을 수 있다. (네이버 백과사전참조)

요즘은 일본소설이 대세임이 틀림없다. 서점가를 보나 인터넷을 찾아보나 심지어 도서관을 찾아가도 일본소설은 예약을 하기전에는 손에 넣기가 힘들다. 어찌보면 한때의 유행일지도 모르겠지만 이 '일본 대표작가 대표소설'을 읽게 되면 그것이 결코 한때의 유행이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요즘 일본작품을 보면 독자의 취향을 제대로 간파해 흥미중심의 스토리전개가 주를 이루고 있다. - 인기있는 작가의 작품은 비싼 인세를 주고서라도 경쟁적으로 계약을 하기에 결국 몸값은 더높이 치솟게 되는 악순환을 계속하지만 어쨋든 흥행보증이라는 든든한 백이 얻게 된다. 사실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한것은 아니니 여기서 그만하고.  

앞서도 언급했듯이 이 책속의 작품들을 보면서 과장되거나 포장되거나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마치 우리의 예전 작품속에서 찾을 수 있었던 그것처럼 말이다. 첫번째 작품인 '시멘트 포대속의 편지'에서는 짧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받을 수가 있었다. 돌을 채취하는 기계에 빨려들어간 남자친구. 그 남자친구의 시신은 돌과 함께 어느 공사장의 시멘트의 성분으로 사용이 되는데, 여자친구는 그 시멘트안에 조그만한 편지를 넣게되고...첫작품부터 강하게 끌어당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왠지 최근 용산참사가 떠올랐다. 

두번째 '슬픈연인'을 통해서는 기구한 한 여인의 운명을 엿볼 수 있었고, 세번째 '두자춘'에서는 욕심에 눈먼 바로 우리네 인간의 모습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 그외에도 나머지 5작품 모두가 놓칠 수 없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었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 책에 소개된 8명의 작가는 일본을 대표하는 최고의 작가들이다. 다자이 오사무, 나츠메 소세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등 일본소설을 좋아하는 아니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익히 그들의 명성은 알고 있을 것이다. 

최근 일본소설이 디지털시계라면 이 책에 소개된 8편의 작품은 분명 아나로그시계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유행을 타는 디지털시계가 아닌 명품처럼 빛나는 두고두고 차고 다니고 싶은 그런 아나로그시계와 같은 작품들이 아닐까하고 나름대로 평가해본다. 8작품중 특히 앞의 3작품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다소 거슬린 부분이 있었다면 책을 너무 가볍게-경망스럽게-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대로 전체적으로 페이지를 늘리고 오래된 것을 최근것으로 포장을 하기 위함인지는 모르겠지만 옛 것은 옛 것에 어울리는 맛이 있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2편, 3편 계속해서 나올 듯한데 신경써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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