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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초 ㅣ 밀리언셀러 클럽 83
조지 D. 슈먼 지음, 이강표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전작 경찰 출신답게 경찰과 범인의 심리묘사가 탄탄하게 구성되어
도저히 처녀작이라고 믿어지지 않는 작품"
18초의 의미는 무엇일까? 처음부터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드는 제목임에 틀림없었다. 게다가 생판 듣도 보도 못한 작가 이름에 '이 책 재미있겠어?'라는 의문이 살짝 들었다. 게다가 470여페이지의 만만치 않은 두께도 섣불리 책을 펼치지 못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밀클에서 나오는 책의 특징은 아무리 두껍더라도 그 읽히는 속도가 가히 상상초월이라는 것. 오랫만에 짬을 내어 가벼이 읽은거리를 찾다가 고르게 된 책이 바로 조지 D. 슈먼의 <18초>였다.
일단 뒷표지에 스티븐 킹이 단 한줄로 표현한 '발군의 스릴러'라는 것에 눈이 갔다. 믿어보자 스티븐 킹을, 그것이 설령 거짓이더라고 말이다. 나는 책을 읽을 때 많은 생각거리를 주는 작품을 좋아한다. 생각에 생각의 꼬리를 물며 '나같으면 어떻게 할까?'하는 식의 의문을 자아내게 만드는 작품을 좋아한다. 바로 이 작품이 그런 나의 꼬리물기를 충족시켜 주었다. 18초의 의미. 주인공이 - 딱히 주인공이라고 표현하기도 좀 모호한 - 어릴적 사고로 눈을 잃고 대신에 얻은 능력이 바로 죽은자의 마지막 18초간의 기억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처음에는 '이게 모야'라는 생각이 들었다가 책을 읽으면서 '그래 그럴 수도 있겠다'로 바뀌었다. 그러던 것이 후반부에서는 '그렇다면 나에게 그런 능력이 있다면 나는 과연 그 18초의 기억을 얻기 위해 어떤 직업을 택할까?'로 옮겨가게 되었다.
신비한 능력을 지닌 여자 셰리 무어. 그는 자신의 능력을 살인자를 찾아내는 데에 사용을 하게 된다. 하지만 주변의 시선은 그리 좋지많은 않다. 마치 점장이나 무당, 만신, 모 그런 부류로 치부해 버리게 된다. 그러다 보니 자연 음지에서 보이지 않게 숨어서 일을 해결하게 된다. 그때마다 도와주는 사람은 그를 좋아하는 - 그러나 결혼을 해서 도저히 다가갈 수 없는 - 존 페인이라는 경찰.
여기에 심대 소녀들의 연쇄 실종사인사건을 쫒는 켈리라는 여경찰. 그녀는 고속 승진에 주변 동료들의 시샘을 받는 유능한 경찰이다. 그녀에게는 아이가 있지만 이혼한 상태. 그러면서 그녀는 그녀의 남편인 팀을 잊지못하는 장면을 여러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녀의 심리묘사가 잘 표현되어있어 역시 경찰출신다운 작가의 면모를 들여다 볼 수 있었다.
18초의 능력을 보여주는 셰리는 켈리를 도와 연쇄 살인범을 찾아 새로운 사건에 뛰어드는데, 그 살인범은 자신과도 관계가 있음을 아주 뒤듯게 알게되고, 결국 케리와 더불어 위험에 처하게 되고, 사건은 더욱 점입가경으로 치닫게 되는데.... 특히 마지막 부분은 정신없이 읽히는 맛이 있어 스릴러물만의 묘미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작가는 어떤 특정인에게 촛점을 맞추기 보다는 다양한 등장인물의 심리적인 묘사에 집중했음을 엿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셰리와 존과의 마음속에만 간직해둔 애틋함. 켈리형사가 이혼한 남편에 대한 끝없는 연민. 그 외에 살인자와 어릴적 사고로 인해 자신의 모든것을 잃어버리는 제레미라는 사람. 작가는 이 모든 사람들을 쫒으며 그들의 내면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나에게 18초간의 죽은자의 능력을 볼 수 있다면 과연 어떤 직업을 택할까? 주인공 처럼 범인을 찾아내는 일도 좋겠지만, 좀더 색다른 직업을 찾아보고 싶었다. 예를 들면 병원에서 사고나 자연사로 죽은사람들이 미처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지막 말을 전하지 못한 아쉬움을 대신 전해주는 그런 직업. 아니면 혹시 모르지만 동물도 가능하다면 동물들의 정신적 세계도 느껴 보는것도 좋을 것같고...다소 엉뚱하지만 재미있는 상상을 하게 만든 책. 18초. 이 여름에 가볍고, 편안하게 읽으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