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의 철학 포즈 필로 시리즈 1
크리스토프 라무르 지음, 고아침 옮김 / 개마고원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산에서 가장 짧은 경로는 탈진과 실패의 길이다...산은 신발끈처럼 지그재그로 걸으며 정상에 도달하여야 한다. 가까이 갈 수 있기 위해 거리를 둘 줄 아는 것. 이것이 바로 걷기의 미학이다"

참으로 의미 심장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나는 등산을 그다지 즐기는 편이 아니다. 예전에 흔히 했던말로 '무엇하러 산에 오르는가, 어차피 내려올것을...' 을 주장했었다.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건강을 생각하게 되면서 생각이 많아지면서 예전의 호기어린 생각은 자취를 감추고 어느새 자연의 섭리에 동화하게 되었다. 바로 걷는것에 대한 이유를 찾았기 때문이다.

각종 이동수단이 생기기 전까지 우리네 선조들은 모두 두발을 이용했었다. 급함없이 천천히 천천히 목적지를 향해 걷기만 했다. 시대가 바뀌어 지금은 걷는 이동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무에 그리 바쁜지 총총총총 움지겨 가까운 거리도 차나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한다. 그러다 보니 정신은 황량해지고 육체는 편안함에 익숙해져 나태해지게 되는 것이다.

예전 철학자들은 걸으면서 사색을 즐겼다 한다. 혼자서 때로는 제자들과 함께. 그러면서 그들은 토론을 즐겼고, 사색을 즐겼고, 철학적 사유를 즐겼던 것이다. 산책. 산책은 일반적인 걷기와는 다르다. 우선 목적이 없다. 그러다 보니 급할 것이 없다. 걷다보면 몸의 에네르기가 피어난다. 또한 걷기는 건강에 꼭 필요한 행위이기도 하다.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우리를 행복하지 않게 만드는 가장 심각한 혼란은 몸이 아니라 영혼으로부터 온다(p.103)"고 책에서 말하고 있다. 또한 "자기 몸과 그 가르침을 믿고 따를 수 있는 자는 행복에 매우 가까이 있다'고 말한다. 건강을 위해 열심히, 거칠게 걸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저 매일 정원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한다.

'걷기의 철학'은 비록 책은 얇지만 내용은 양과는 다르게 탄탄하다. 가을바람 맞으며 따뜻한 헤이즐넛 커피향을 즐기며 읽기에 더할나위 없는 책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책을 한손에 들고 가까운 산책로를 찾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게 만든다.

오늘부터라도 가까운 거리는 차를 두고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아마도 그동안 보지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좀더 추워지면 걷는 것 조차 힘들어질 터이니 지금이 걷기에는 최적의 시간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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