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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가게
장 퇼레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림원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낙관주의자는 비행기를 만들고, 비관주의자는 낙하산을 만든다'는 말이있다. 결국 낙관과 비관은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반쯤찬 컵의 물을 보고 '반밖에 없네', '반이나 남았네'도 이와 비슷한 예라 할 수 있겠다. 아무래도 자살이라는 극한은 낙관주의자보다는 비관주의자에 의해 선택되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어찌보면 낙관자보다는 비관자가 더 강한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여기 별난 책이 나타났다. 이름도 발음하기 어려운 '장퇼레' 의 '자살가게'가 그것. 자살용품을 판다는 다소 기발한 소재의 '자살가게'는 죽음과 삶에 대해 한번 돌아보게 만들기에 충분한 책이 아닌가 싶다. 블랙유머와 컬트무비를 보는듯한 찜찜함이 감도는 책이다. 하지만 죽음을 무겁지 않고 가볍게 터치한 것이 오히려 좋았다고 할 수 있겠다. 썩어빠진 사회와 정치를 풍자하는 느낌도 받을수 있었다.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면, 갖가지 자살도구와 자살을 도와주는 가게가 있다. 고전적인 밧줄부터 시작하여 독약묻은 과일, 바다에 빠질때 꼭필요한 시멘트 돌덩이 등 가히 기발하고 어이없는 도구들을 파는 가게 - 이른바 자살가게 - 이곳에서는 모든것이 비관이다.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 이곳을 찾는 손님은 누구나 두번다시 찾아오지 않는다. 모두 자살을 했으니까 말이다. 이들에게는 뱅상이라는 큰아들과 마릴린이라는 딸, 그리고 태어난지 얼마안된 알랑이 있다. 큰아들 뱅상의 이름은 빈센트 반 고흐 의 '빈센트'에서 마릴린은 마릴린먼로에서 따왔다. 둘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화가와 영화배우, 물론 막내아들 알랑도 그렇지만. 하지만 막내 '알랑'의 경우는 다르다. 그는 원치않게 태어난 아이. 게다가 알랑은 모든것이 낙관적이요 긍정적인 아이이다. 이 아이로 인해 서서히 변해가기 시작한다. 알랑으로 인해 즐거움과 행복, 기쁨을 알게된다. 그런던 어느날...
'자살가게'를 읽다보면 죽고싶은 마음보다 살고싶은 마음이 더 들게된다. 마지막페이지를 읽기전까지는 말이다. 마지막페이지에 강하게 내영혼을 걷어차는 그 무엇이 있다. 그리고 책을 덮은 후에 한참을 생각하게 만든다.
'진정으로 자살하고 싶은 사람은 티내지 않고 살아간다. 나를위해? 아니 남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