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로콩밭에서 붙잡아서 - 제10회 소설 스바루 신인상 수상작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5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오로로콩밭에서 붙잡아서'라는 다소 생뚱맞은 제목의 소설은 다름아닌 '벽장속의 치요'를 쓴 오기와라 히로시의 데뷔작이란다. 역시 작가가 광고회사를 다녔던 경험이 있어서 인지 광고회사의 업무와 제작과정을 소상히 담아내고 있다. 광고쪽일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흥미로울 수 밖에 없는 소설이었다.

소설은 광고주를 만나고, 제품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프리젠테이션과 선정된 대안을 수행하는 과정이 체계적으로 재미있게 나열되어 있다. 사실 일반사람들은 광고회사의 깊은 내면은 잘 모르기 마련인데 이 책은 나름대로 일본의 작은 광고회사(광고대리점)의 정체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책의 내용도 재미있다. 우선 발상이 엉뚱하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나 같아도 그와 같은 아이디어를 냈거나, 선택했을 것이다. 어차피 광고는 반은 거짓이니까 말이다. 광고야 늘 좋은 면만, 긍정적인 면만, 필요한 면만 보여주는 것이니까 말이다. 결국은 소비자가 구입해 사용해보고 '속았다'라고 느끼니 말이다. 사는게 다 그런거지 모...

'오로로콩밭에서 붙잡아서'는 시종 재미있고,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작은 규모의 광고회사가 갖는 애환과 적은 광고비에 대해 거들떠도 보지않는 대형 광고회사의 횡포, 그리고 산골 외지의 마을을 알리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헤프닝 속에서 또 다른 인생을 찾아볼 수 있다. 게다가 소설만이 갖는 모든지 다 마음먹은데로 되는 해피엔딩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모든것이 마음 먹은데로만 된다면야 얼마나 좋을까. 다른 소설보다 내가 몸담고 있는 광고회사 이야기여서 나름 재미있게 읽었지만 그래도 뭔가 부족함을 느끼게 하는 소설이 아니었나 싶다. 광고회사가 대강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하다면 읽어봐도 좋을 듯.

덧붙이면 책이 다소 무겁다. 요즘 잘 사용하지 않는 재질의 종이를 사용해서인가보다. 들고 다니거나 누워서 볼때 각별히 신경써야 할 것이다. 요즘 나오는 다른 책보다는 무거우니 말이다. 게다가 흰종이를 사용해서 약간 눈이 피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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