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싱
혼다 다카요시 지음, 이수미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이 작가의 작품을 읽다보면 야릇한 여운이 남는다. '자정 5분전'에서도 그러더니 5편의 단편이 수록된 이 책에서도 그렇다. 나는 그저 깔끌하고 딱딱 떨어지는 것들을 좋아하는데 - 책이건, 일이건 - 이 책은 딱딱 떨어지는 맛이 없다. 거칠한 그 무엇이 남는다. 하지만 그 거칠함이 기분나쁘거나, 참을 수 없는 거칠함이 아닌 그런 느낌이다. 아마도 허무함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할 듯 싶다.

5편의 내용이 모두 아련하다. 학생과 사랑에 빠진 교사. 투신자살을 시도하지만 죽지못하고 살아나게 되고, 교통사고로 동생의 죽음을 목격한 언니는 그 죄책감으로 정체성의 혼란을 겪게 되고, 양로원에서 한 할머니의 의뢰로 손주가 찾아내는 약간은 미스테리한 이야기나, 자신때문에 학창시절 친구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이야기 등 어찌보면 우리주변에 있을법하지만 밝히기를 꺼려하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미싱을 읽다보면 '에휴, 답답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사는게 뭔지. 그러면서 살아야하나'라는 한숨이 새어나온다. 모든것이 절망이요, 나락이며, 어둠뿐이다. 하지만 반면에 이 작품을 읽다보면 지금 내가 처한 삶에 행복함을 느끼게 된다. 세상에는 나보다 더 못하고, 힘든이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세상 참 요지경이구나 싶기도 하다. 어쨋든 이 책은 죽음을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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